롯데쇼핑·하이마트 재결합에 증권가 방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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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한 번의 실패를 딛고 성사된 재결합에 증권 시장이 웃었다. 롯데쇼핑이 하이마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두고 하는 얘기다.

 하이마트는 5일 0.87% 상승한 5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6% 넘게 급등했다. 당초 우선협상대상자였던 MBK파트너스와의 협상이 불발로 끝난 3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20% 넘게 상승했다. 특히 롯데쇼핑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4일 주가는 장중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김민아 대우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인수로) 하이마트는 최근 회사 실적을 악화시켰던 경기악화·경쟁강화·내분 등 3중고 중 두 가지(경쟁강화·내분)를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도 5일 2.38% 상승했다. 하이마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4일엔 장중 5% 넘게 주가가 뛰었다. 롯데쇼핑은 전국 하이마트 314개를 확보하면서 막강한 유통망을 한 번에 갖추게 됐다. 가전유통 시장 점유율 35%로, 1위인 하이마트 인수로 가전유통 1위 사업자가 될 전망이다. 이소용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 금액은 1조2000억원 수준으로 높지 않아 금융 비용보다 연결 순이익이 350억원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며 “가전 부문의 공동구매 협상력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유진기업 주가도 이날 2.36% 올랐다. 유진기업은 올 3월 말 기준 차입금이 8600억원이고, 1분기 금융 비용이 160억원이다. 하이마트 매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전망이다. 롯데쇼핑으로의 인수가 결정된 4일엔 유진기업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반면 하이마트 인수에 참여하지 않은 이마트는 가전유통 시장 점유율을 롯데쇼핑에 빼앗기게 됐다. 이달미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에 매출 점유율을 빼앗긴다는 점에서 이마트 측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롯데쇼핑 역시 인수에 따른 부채가 늘어날 수도 있지만 하이마트 인수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마트 부문 1위로 올라서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하이마트 인수에 따른 차입금 부담 우려로 롯데쇼핑과 롯데쇼핑이 지급보증을 제공한 자회사인 롯데쇼핑비즈니스매니지먼트(홍콩)의 기업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키로 했다고 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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