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진필중-리베라 최고소방수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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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프로야구 최고소방수 자리를 놓고 현역 챔피언 진필중(두산)과 외국인 투수 벤 리베라(삼성)가 정면대결을 펼친다.

리베라는 올시즌 한국무대에 첫 선을 보인 용병이지만 최근 2차례의 시범경기에서 최고시속 150㎞ 안팎의 강속구를 앞세워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해 임창용을 밀어내고 삼성의 주전 마무리로 전격 발탁된 것.

지난 수년간 국내 프로야구의 구원왕 싸움은 간판투수들인 진필중, 임창용(삼성), 구대성(오릭스)의 3파전으로 전개됐고 외국인선수들은 진입하지 못했던 영역이었다.

그러나 애리조나 전지훈련을 통해 삼성 마운드의 핵으로 떠오른 리베라는 일본과 대만 프로야구에서 마무리 투수로서 일찌감치 기량과 배짱을 검증받은 베테랑 투수다.

93년 메이저리그에서 13승을 기록했던 리베라는 96년과 97년 2년 연속 대만에서구원 1위를 차지했고 98년에는 일본의 한신 타이거스의 마무리로 활동하며 27세이브를 올렸다.

당시 일본에서 함께 활동했던 선동열 한국야구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은 "98년 한신이 꼴찌팀이었기때문에 리베라가 등판할 기회가 많지 않았으나 만약 팀 성적이 좋았다면 40세이브포인트 달성도 무난했을 것"이라며 리베라를 높이 평가했다.

리베라는 최근 2차례의 시범경기에서도 2이닝동안 삼진 5개를 뽑으며 1안타와 1볼넷만 허용, 명성에 걸맞은 실력을 보였다.

리베라의 강속구에 맞서 진필중은 `토종 투수'의 자존심을 걸고 구원왕 3연패에도전한다.

99년 52세이브포인트로 한시즌 최다구원 신기록을 세우는 등 2년 연속 구원왕에올랐던 진필중은 15일 롯데전에 시험 등판, 공 7개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진필중은 지난 해 포스트시즌에서 예상치 못한 부진에 빠져 한때 선발투수로 보직 변경이 거론된 적도 있었으나 `천직'인 마무리 투수로 다시 돌아온 셈이다.

팀 승리를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인 진필중과 리베라의 올시즌 구원왕 경쟁은 토종타자들과 용병 슬러거의 홈런 레이스 못지않게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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