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K-리그 올스타전] 히딩크 “역사적 이벤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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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팀 2002’ 공격수로 나설 안정환(왼쪽)이 올스타전을 하루 앞둔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슈팅 연습을 하고 있다. [뉴시스]

“기억에 남을 역사적인 이벤트다. 우리 멤버들의 경험을 믿는다.”(히딩크 2002 월드컵 대표팀 감독)

 “10분 뛰는 것도 쉽지 않다. 내일 비가 온다니까 (2002 멤버들은) 빗물 받아 먹으면서 뛰어도 되겠다.”(신태용 2012 K-리그 올스타 감독)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2002 한·일 월드컵 대표팀이 1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다시 한번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인다. 상대는 2012 K-리그 올스타들이다. 이벤트 경기지만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기념비적인 경기이고 서로의 자존심이 걸린 한 판이다.

‘팀 2012’ 공격수로 나설 이동국(왼쪽에서 셋째)과 동료들이 볼뺏기 게임을 하며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임현동 기자]

 5일 오후 7시 열리는 ‘2002 월드컵 대표팀 초청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2012’를 앞두고 4일 오후 기자회견과 공개 훈련이 열렸다. 히딩크 감독은 “이번 올스타전은 굿 아이디어다. 10년 만에 내 선수들과 함께 모인다는 게 설레고 고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K-리그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해야 한다. 지금 내 선수들의 몸 상태가 많이 우려된다. 체력적으로 힘들겠지만 2002 멤버들의 경험을 믿는다. 현명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스마트한 힘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팬 투표로 올스타팀 감독에 뽑힌 신태용(성남) 감독은 “내일 옆에 물통을 차고 뛰지 않을까 했는데 빗물 받아 먹으며 뛰면 되겠다”고 2002 멤버들의 체력을 꼬집었다. 올스타팀의 주장을 맡은 이동국(33·전북)도 “선배들이 10분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일 비가 온다고 하는데 발목이나 무릎 아픈 분들이 많을 것 같다”고 미리 걱정했다.

 신 감독은 은퇴 선수들이 대부분인 2002 대표팀을 배려해 특별한 교체 룰을 제안했다. 그는 “전반에 교체된 선수가 쉬면서 체력을 보충해 후반에 또 뛰면 2002 대표팀의 경기력이 조금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프로축구연맹은 2002 대표팀에 한해 전반전에 교체아웃된 선수가 다시 후반전에 뛸 수 있도록 로컬룰을 확정했다. 또 경기 시간도 전·후반 35분씩으로 줄였다.

 한편 기자회견 후 히딩크 감독과 반갑게 해후한 2002 대표팀 멤버들은 공 뺏기, 5대5 미니게임 등으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다소 몸놀림은 둔했으나 간간이 날카로운 드리블과 슈팅으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문전에서 벼락같은 발리슈팅을 두 차례나 성공시켜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은 “우리 팀에서 황선홍 감독과 최용수 감독의 몸 상태가 가장 불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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