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안의 전시품 자세가 묘하네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4일 문을 여는 수원시 ‘화장실 문화공원’에 설치 된 모형. 어른과 아이들이 아랫도리를 내리고 한 자리에 앉아 용변을 보고 있는데 어른의 주먹에는 잔뜩 힘이 들어가 있다. [사진 수원시]

수원시는 장안구 이목동에 있는 화장실문화전시관 ‘해우재’와 연계해 조성한 ‘화장실 문화공원’을 4일 개장한다. 이 공원은 해우재 주변 5190㎡에 국내외 화장실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해우재는 ‘미스터 토일렛(Mr.Toilet)’으로 불렸던 심재덕 전 수원시장이 시에 기증한 변기 모양의 사택(지하 1층·지상 2층·연면적 480㎡)이다. 시가 화장실 문화전시관으로 사용하다 이번에 해우재를 중심으로 공원을 조성한 것이다. 심 전 시장은 1999년 한국화장실협회를 창설하는 등 열성적인 화장실 문화운동을 벌이다 2009년 1월 지병으로 별세했다.

 공원은 삼국시대에 사용하던 변기와 화장실 모형부터 조선시대 이동식 변기인 매화틀까지 우리나라 변기 변천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신라시대 귀족 여인들이 사용했던 ‘노둣돌’은 우리 민족이 이미 오래전 수세식 변기를 사용했음을 알려준다. 백제시대 왕궁리화장실 모형은 우리나라 최초의 공중화장실을 소개하고 있다. 바로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 집 윗목에 놓여 있던 ‘요강’은 공원 곳곳의 장식물 역할을 한다.

 고대 로마의 변기에서부터 중세 유럽과 현대까지 서양의 변기 변천사를 보여주는 모형도 설치됐다. 짚으로 엮은 뒷간이 지역별 특색대로 재현됐고 제주도에서 인분을 처리하면서 동시에 돼지를 사육하던 ‘통시변소’는 제주도 화산석으로 지어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