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으로 가는 무기·사치품 어딜 통하나 봤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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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의 무기 수출 관련 불법 화물이 중국 다롄(大連)항에서 처음 환적 또는 경유되어 국제 운송망을 통해 이동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다롄항에선 다수의 중개인이 문서를 세탁해 북한의 발송자를 확인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한으로 유입되는 일본산 사치품은 재일 북한인 및 중국인 중개인이 연루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9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북한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연례 보고서를 6개 유엔 공용어로 출간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 불법 화물의 중국 경유 사실을 보고서에 적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 패널은 지난해에도 연례 보고서를 안보리에 제출했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공개되지 못했다. 이번에도 중국이 공개를 반대했으나 지난 4월 16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규탄하는 의장성명에 중국도 찬성하지 않았느냐는 미국과 한국의 주장이 반영됐다.

 전문가 패널은 또 지난 4월 15일 북한 태양절 군사 퍼레이드 당시 선보인 신형 미사일(KN-08)에 주목하면서 중국산으로 의심되는 미사일 탑재 차량(TEL)에 대해서도 계속 조사하기로 했다. 전문가 패널은 이어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UEP)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 다만 UEP 총규모는 알 수 없으나 영변 이외의 다른 핵시설에 숨기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고농축 우라늄 기반 핵탄두 디자인 기술을 입수했기 때문에 충분한 양의 UEP를 확보하면 이른 시일 내 노동미사일에 이를 장착할 수 있다는 주장에도 주목하기로 했다.

 안보리는 4·16 안보리 의장성명에 따라 7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의 임기를 내년 7월 12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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