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보시라이 없도록 … 중, 정법위 서기 3300명 군사훈련 하듯 정신교육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중국 정부가 사법과 공안 및 국가안전부(국정원에 해당)를 관할하는 각 지방 정법위(政法委) 서기 3300여 명을 상대로 군사훈련에 준하는 정신교육을 실시했다고 정의망(正義網) 등 중국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교육 대상은 전국 31개 성과 시·자치구는 물론 현(縣)의 정법위 서기들이 모두 포함됐는데 중국 공산정권 수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지난 3월 당 기율 위반으로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 당서기 사건 이후 사법 관계자들의 기강을 확립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하순 시작된 교육은 500여 명씩 6개 조로 나뉘어 중국인민공안대학에서 실시됐으며 지난 12일 모두 끝났다. 교육생 중에는 장관급 서기 11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향후 법 집행 과정에서 어떤 향응에도 응하지 않으며 ▶행정 단위별로 군사 기율에 준하는 근무기강을 확립하고 ▶인민에게 봉사한다는 내용의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저우융캉(周永康) 당 중앙 정법위 서기는 “각 지방 정법위 수뇌들이 올바른 법 집행을 통해 인민에게 봉사하는 마음을 다지기 위한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은 군사훈련에 준했다. 모든 교육생은 외부에서 이동할 때 열을 맞춰야 했고 수업 중에도 절도 있는 행동과 큰소리로 답변할 것 등을 요구받았다.

 한편 보 전 서기 사건의 단초가 됐던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 부시장이 최근 충칭시 인민대표직에서 물러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현재 당 기율 위반으로 조사 중인 왕 전 부시장에 대한 기소가 가능해졌다. 중국 형법은 인민대표에 대해선 기소를 금지하고 있다.

왕은 2월 6일 보 전 서기를 “당내 최대 간신”이라고 비난하며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주재 미국 영사관으로 들어가 망명을 요청했고 이 사건으로 보는 3월 15일 실각했다. 이와 관련, 충칭 소식통은 보시라이와 왕리쥔이 앞서 인민대표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보 전 서기에 대한 사직서도 곧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홍콩 중문(中文)대의 중국법 전문가인 옹 예-킴 교수는 “보 전 서기와 왕 전 부시장이 인민대표직에서 물러난다는 것은 사법당국이 조만간 이들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기소 등 사법 처리 수순을 밟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