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원 넘게 들여 도입한 응급의료 전용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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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70억원 넘게 들여 도입한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 헬기·사진)가 1년도 안 돼 고장이 나 제때 환자 이송을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환자는 다른 헬기로 이송될 때까지 1시간가량 기다렸고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28일 전남소방본부와 목포한국병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6분쯤 전남 신안군 장산도에서 김모(87)씨가 운전하던 경운기가 승합차에 부딪히면서 김씨가 골반 등을 다치는 중상을 입었다.

 응급초음파기 등 고성능 응급장비를 탑재한 닥터헬기가 오전 9시59분 현장에 도착해 응급조치를 했다. 헬기에는 의사 1명과 응급구조사 1명이 타고 있었다. 그러나 헬기의 엔진 경고등이 켜져 이륙할 수 없었다. 대신 119헬기가 한 시간가량 뒤인 오전 10시56분쯤 장산도에 도착해 환자를 싣고 6분 후 이륙했다. 김씨는 오전 11시14분쯤 병원 도착 후 치료를 받다 1시간30여 분 만에 숨졌다.

 목포한국병원 측은 “환자가 고령인 데다 골절이 심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닥터헬기가 정상 운항돼 일찍 병원에 도착했다면 생명을 건졌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닥터헬기는 대한항공이 지난해 9월 들여와 보건복지부에 임대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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