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초구 스트라이크' 잡기에 온 힘

중앙일보

입력

0.123.

박찬호가 지난해 유리한 카운트에서 기록한 상대 타율이다. 내셔널리그 1위.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지존' 페드로 마르티네스(보스턴 레드삭스.0.114)에 이어 2위다.

고삐를 자신의 쪽으로 움켜쥐면 여간해서는 타자에게 말려들지 않는 스타일이다. 코너워크 위주가 아닌 파워를 앞세운 그의 투구 패턴으로 볼 때 타자가 불리한 카운트에서는 갖다 맞히기도 힘들다.

그래서 시범경기에서 박선수가 가장 신경쓰고 있는 것은 단연 '초구 스트라이크' 다. 그는 12명을 상대로 11명에게 첫번째 볼을 스트라이크로 던졌고 그 결과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았다.

그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나니 던질 공도 많았고 삼진 잡기도 쉬웠다" 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첫 등판에서 11명 가운데 6명에게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져 3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또 "높아진 스트라이존이 내게 유리할 것이라는 느낌이 왔다" 며 "두 타자 정도는 새롭게 적용된 스트라이크존 덕분에 삼진을 잡았다" 고 말했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그는 뭇매를 맞았다. 그 때는 투구 폼을 간결하게 만들고 서클 체인지업을 시험하는 과정이었다.

그는 올해 자세나 구질이 아닌 '주도권' 을 잡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타자와의 싸움에서 주도권을 잡는 노하우만 익히면 그 다음에는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나름대로의 계산이 서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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