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팀결산 (23)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중앙일보

입력

케빈 브라운, 켄 캐미니티, 그렉 본, 스티브 핀리, 앤디 애시비, 조이 해밀튼, 월리 조이너, 킬비오 베라스.

'영광의 98년'의 멤버인 이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샌디에이고는 팀재건에 들어갔다. 그러나 재건의 진도는 더디며, 새구장의 건설계획은 난항에 빠졌다.

아쉽게도, 정말 아쉽게도 그들에게는 데이브 덤브러스키(플로리다 말린스 단장)
가 없었다.

◇ 2-3 트레이드

스토브리그는 엉망이었다. 한쪽에서는 유망주를 착실하게 길러내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베테랑들을 영입해 그들의 자리를 빼앗았다.

그들이 진정 재기를 노렸다면, '알부자'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로부터 유망주를 빼냈어야만 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월리 조이너-킬비오 베라스-레지 샌더스'라는 좋은 카드로 라이언 클레스코와 브렛 분을 받으며 팜을 불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 희망 없는 타선

2-3 트레이드의 목적은 타선의 파워 보강이었다.

실제로 클레스코와 분은 45개의 홈런을 합작했지만, 종합적인 팀파워에는 변동이 없었고, 샌디에이고는 빅리그서 네번째로 적은 홈런수(154개)
를 기록했다.

타선에서 생긴 가장 큰 차질은 토니 그윈의 이탈이었다. 그의 타격은 여전했지만, 몸상태는 예전같지 않았다. 그윈은 고질적인 무릎부상으로 126경기를 결장했고, 수비에서는 최악의 범위를 가진 우익수였다.

그윈의 공백은 필 네빈이 대신했다. 99시즌부터 뭔가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던 네빈은 .301 31홈런-107타점을 기록하며 6년만에 '전체 1순위 지명자'다운 활약을 했다.

애틀란타의 '미운 오리'였던 클레스코는 26홈런-92타점으로 거듭났으며, 에릭 오웬스도 리드오프의 역할을 비교적 잘 해냈다.

이 세 명은 지난해 샌디에이고 타선의 핵이었다. 하지만 모두 서른줄에 접어든 이들은 결코 유망주가 아니다. 정작 팀이 원했던 유망주들은 모두 무너졌다.

이라부 히데키를 내주며 데려왔던 '영원한 희망' 루벤 리베라는 .208의 타율로 단장의 가슴에 못을 박았으며, 벤 데이비스도 벤 패트릭(콜로라도 로키스)
-미치 멀루스키(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와의 신인포수 대결에서 완패했다.

◇ 아직도 마운드는 높다

마운드로 눈을 돌리면 상황이 좀 달라진다.

'유일한 생존자'인 스털링 히치콕의 부상이 있었지만, 매트 클레멘트-애덤 이튼-브라이언 톨버그의 3인방은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클레멘트는 볼넷왕 경쟁에서 박찬호를 물리쳤지만, 하드싱커의 위력만큼은 확실히 보여주며 사실상의 '에이스'로 올라섰고, 이튼은 '애시비 트레이드'를 성공작으로 만들었다.

히치콕이 부활하고, 마이크 바이넘과 워스카 세레노가 우디 윌리엄스, 브라이언 미도우스의 자리를 대체할 수만 있다면 샌디에이고의 선발진은 남부럽지 않을 정도다.

불펜의 활약도 여전했다. '공포의 체인지업' 트레버 호프만은 불규칙적인 등판에도 불구하고 43세이브를 따냈으며, 케빈 워커-카를로스 알만자-도니 월의 3인방은 호프만 앞에서 200이닝을 소화했다.

◇ Show me the money !

샌디에이고의 미래는 구단주 존 마레스에게 달려있다.

마레스가 자신의 천문학적인 재산을 파드리스에 투입할 의사가 있다면, 탄탄한 팜을 가진 그들은 금방 일어설 것이다. 반면 그가 지금까지의 태도를 계속 유지한다면 파드리스는 샌디에이고에서, 아니 빅리그로부터 쫓겨날지도 모른다.

그가 모욕적인 계약에도 팀에 남은 토니 그윈의 충정을 이해하기를 바란다.

Joins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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