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문경은 '김현준 선배께 영광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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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삼성의 문경은은 지난 1일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뒤 소감을 묻자 눈시울부터 붉혔다. 문선수는 목이 메어 "고(故) 김현준 선배에게 영광을 바친다" 는 한마디를 제대로 맺지 못했다.

김코치는 1999년 10월 2일 시즌 개막을 눈앞에 두고 훈련장으로 가던 중 교통사고로 숨졌다.

실업팀 삼성 시절 87~88시즌 농구대잔치 우승의 주역이었던 고인에게 문선수는 희망이었다. 고인은 문선수의 광신상고-연세대-삼성 선배이자 스승이었다. 두 사람은 형제 같았다.

세상을 떠나기 하루 전 김코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 시즌에는 문경은이 큰 일을 해낼 것" 이라고 장담했다. '넌 할 수 있어' 라는 노래 가사를 '경은이는 할 수 있어' 라고 고쳐 부를 만큼 기대가 컸다.

당대를 주름잡은 슈터였던 김코치는 문선수의 고민을 이해했고 언제나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둘이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던 만큼 김코치를 잃은 문경은의 상처는 컸다.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전에 성묘를 가겠습니다. 챔피언 트로피를 갖고 또 한번 가겠습니다. " 문경은에게 플레이오프는 고인의 제단에 우승을 바치려는 '문의 전쟁'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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