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는 지금] 인터넷 용어 잘못 썼다가 반성문까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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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칼퇴 비법

직장인들의 로망 중 하나, 바로 '칼퇴근(칼퇴)'이다. 칼퇴근이란 규정된 퇴근 시간을 정확히 지켜서 퇴근하는 일을 칼의 예리함에 비유해 나타낸 말이다. '까짓 거 그냥 하면 되지' 싶겠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시계 보랴, 상사 눈치 보랴 옴짝달싹 못한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0%가 업무 과다로 칼퇴근을 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어 29%는 칼퇴근 하지 않는 직장 분위기, 16%는 상사의 눈치가 보여서, 4%는 야근을 하지 않으면 일하지 않는다는 부정적 인식 때문에 칼퇴근이 힘들다고 답했다. 그리고 칼퇴근 비법으로 '집안에 일이 생겼다고 말한다' 소개팅·선을 본다고 한다' '업무시간 전까지 일을 다 끝낸다' 등의 대답이 나왔다. 또 '입사 때부터 칼퇴근하는 모습을 보인다' '거래처 방문 후 애매한 시간에 일을 마친다' '화장을 지우고 아픈 척 한다' 등 재밌는 노하우들도 눈길을 끌었다.

이 내용이 SNS를 통해 알려지자 트위터리안들은 칼퇴근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한 트위터리안은 "더 이상 할 일이 없는데도 눈치 보느라 퇴근을 못 하는게 가장 힘들다. 퇴근하는 것이 잘못된 건 아닌데 괜히 죄짓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또 트위터리안들은 자신만의 칼퇴근 노하우를 공개하기도 했다. "분주하게 짐 싸는 척을 하면 바빠보여서 붙잡지 못한다" "칼퇴근 하는 상사를 따라서 같이 나간다" "할 일 다하고 당당하게 퇴근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 "눈치 보면서 나가면 오히려 더 이상하다. 아무렇지 않게 큰 목소리로 인사하고 나간다" 등이다.

트위터를 통해 서로의 칼퇴근 노하우를 공유하는 사람들. 각자 터득한 방법대로 칼퇴근에 성공하길 바라며. 개인적으론 위에서 언급했듯 근무 시간엔 열심히 일을, 퇴근 시간엔 당당하게 귀가하는 것을 추천하는 바다.

☞공감 멘션

이렇게 다양한 방법이 있다니 처음 알았네요. 상사분들, 가끔은 알고도 모르는 척 좀 해주세요^^ (@korOOO)

정시 퇴근 자체를 '칼퇴근'이라는 말로 쓰이는 현실이 좀 슬프다. 그렇지만 여전한 동경의 대상 '칼퇴근' (@kirOOO)

애인도 없는데 칼퇴근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서글픈 내 인생 (@gabOOO)

◆김진표 반성문

현재 인터넷 상에는 다양한 인터넷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게 인터넷 용어인지, 아니면 실제 존재하는 말인지 헷갈려 난감한 상황을 겪기도 한다.

방송인 김진표가 인터넷 용어를 잘못 사용했다가 반성문을 쓰는 일을 겪었다. 김진표는 17일 방송된 케이블 XTM '탑기어 코리아 시즌2'에서 헬기가 추락하는 모습을 보고 "'운지'를 하고 맙니다"라고 말했다. '운지'는 과거 한 음료 광고에 출연한 배우 최민식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두고 네티즌들이 음료 이름(운지천)을 인용해 만든 인터넷 용어다. 이 단어는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비하하는 뜻으로 사용돼 이미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트위터리안들은 김진표의 트위터에 해당 발언을 비판하는 글을 남겼고, 김진표는 '제 발언에 대한 반성문'이라는 블로그 글을 링크로 걸었다. 글에는 "단어의 어원이 그런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냥 '떨어지다'라는 표현인 줄 알고 사용했다. 무엇보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방송에서 그런 단어를 사용한 점에 반성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대부분 네티즌들은 김진표의 해명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동시에 무분별하게 생겨나는 인터넷 용어 문화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일부 트위터리안들은 "운지는 떨어질 운, 땅 지로 원래 있는 말이다. 조선시대 문헌에도 나오는 단어로, 김진표가 특별히 욕먹을 이유는 없다"는 글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공감 멘션

인터넷 상에선 특히 말조심을 해야한다. 글쓴이의 의도와 상관없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진표도 이번 기회로 깨달았을 것. (@phoOOO)

'운지'라는 단어도, 그 뜻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일부 네티즌들이 만든 인터넷 용어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앞으로도 많이 생길 듯. (@yijOOO )

논란을 떠나서 이런 인터넷 용어를 만든 것 자체가 문제인 것 같다. 왜 굳이 그런 용어들을 만들어서 쓰는 걸까. (@jinOOO)

유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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