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5인의 ‘명예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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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250만 시민의 의사를 대변해 집행부(대구시)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는 대구시의장. 국회의원과 시장을 제외하곤 지역 정치인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명예로운 자리다. 각종 행사 때 시장과 동등한 자격으로 참석한다. 조례의 제정과 폐지, 예산 심의, 각종 도시계획의 심의 등 중요한 정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자리를 놓고 시의원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제6대 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일이 28일로 다가와서다. 의장 선거에는 후보 등록이나 정견 발표가 없다. 33명의 시의원이 자신을 포함해 지지하는 의원의 이름을 적으면 된다.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을 얻으면 당선된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같은 방식으로 2차 투표를 치른다. 그래도 없으면 1, 2위 득표자를 상대로 다시 투표해 다수 득표자가 의장이 된다. 득표수가 같으면 연장자가 의장직을 맡는다.

 입후보 절차는 없지만 의장 자리를 노리는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동료 의원을 만나 공약을 설명한 뒤 지지를 호소한다. 일부는 출마의 변을 적은 우편물을 의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현재 박성태(49)·이동희(59)·이윤원(68)·이재술(51) 의원 등 4명이 출마의사를 밝힌 상태다. 재선인 이윤원 의원을 제외하곤 모두 3선이며 현재 부의장이거나 부의장을 지냈다.

 박성태 의원은 “대안을 갖고 집행부를 견제하겠다”며 “대외 활동보다 의회의 내실을 다지는 의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동희 의원도 집행부 견제 기능을 강조했다. 그는 “견제기능을 충실히 수행해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는 의회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의원 보좌 기능을 보완해 시의회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윤원 의원은 지방자치의 내실을 다질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내세운다. 이 의원은 “의원 보좌관 제도를 만들어 예산심의를 충실하게 하고 정책위원회를 상설화해 집행부의 정책을 심도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술 의원은 연말 정권 재창출과 일하는 의회 만들기를 꼽았다. 그는 “신공항 건설, K-2 이전 등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정권 재창출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의회가 독립적으로 전문위원을 채용해 정책 대안을 모색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이성수(63)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무소속인 이 의원은 21일 새누리당에 입당한 뒤 선거운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4선으로 최다선 의원이며 3대 의회 전반기에 의장을 지내 막판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시의회는 이날 의장과 함께 두 명의 부의장을, 29일에는 6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한다. 새로 뽑히는 의장의 임기는 다음달 5일부터 2년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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