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이 밝힌 푸틴의 사생활 '푸틴 자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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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8월 러시아 국내외 언론은 총리에 전격 지명된 블라디미르 푸틴의 장래에 회의적이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으로 당시 모스크바 정가에 발을 들여놓은 지 3년밖에 안된 신출내기라는 것 외에는 알려진 게 별로 없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체첸전 강공작전으로 민심을 얻기 시작했고 그해 마지막날 옐친 대통령의 조기사임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에 오른다. 그로부터 3개월 뒤 푸틴은 명실상부한 러시아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오는 27일 방한하는 푸틴(48) 러시아 대통령이 최고 권좌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이렇게 드라마틱했다. 신간 『푸틴 자서전』(문학사상사.1만2천원) 은 옛소련 첩보기관인 KGB출신답게 말수가 적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 '터미네이터' '블랙박스' 등으로 불렸던 푸틴이 사생활을 최초로 공개한 책이다.

한국어판 제목은 '자서전' 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3명의 기자가 푸틴과 그의 주변인물들을 취재해 저술한 인터뷰 형식의 전기다. 현지에서는 지난해 3월 대선 직전 출간됐다.

공부는 뒷전이고 놀기를 좋아했던 초등학교 시절, 첩보영화에 반해 KGB에 들어간 사연, 결혼식 직전에 파혼한 첫사랑, 스튜어디스였던 부인과의 첫 만남 등의 사생활에서부터 체첸전 해법, 옐친 전 대통령과의 관계, 미국 및 서방에 대한 외교관, 군인 월급 인상문제 등 국내외 현안에 대한 당시 대통령 직무대행으로서의 입장까지 푸틴은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고재남 외교안보연구원 교수가 감수의 말을 대신해 덧붙인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의 장래' 는 러시아 대선 과정과 푸틴 정부 1년의 평가 및 전망 등을 담고 있어 현지 출간시점으로부터 1년간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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