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33개월 아이에 9세 아동 심장 이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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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국내 처음으로 생후 33개월 된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에게 몸무게가 네 배나 더 나가는 9세 된 어린이의 심장을 이식해 꺼져가는 생명이 살 수 있게 됐다. 서울아산병원 윤태진(소아심장외과).김영휘(소아심장과) 교수팀은 10일 확장성 심근증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선 몸무게 10㎏의 정모(여) 어린이에게 체중 40㎏ 뇌사자(9세 남아)의 심장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심장을 이식받은 어린이는 2주가 지난 현재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심장 기증자의 체중이 수혜자보다 두 배 이상 되면 심장의 용적이 커 혈액이 넘치는 과혈류증후군이 나타나고, 수술부위를 제대로 봉합하지 못해 감염증 등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심장 기증자의 몸무게가 수혜자 몸무게보다 최대 두 배를 넘지 못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의료계의 관례였다.

윤 교수는 "다행히 수혜자가 선천적 심장질환을 앓으면서 정상 어린이보다 심장이 차지하고 있던 공간이 커 기증자의 심장을 이식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술은 국내 최연소 심장이식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는 2002년 12월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세웠던 42개월짜리 남자 어린이가 최연소였다.

윤 교수는 "이번 수술의 성공으로 심장 기증자와 수혜자의 폭이 넓어져 나이 어린 심장질환자들도 심장 제공자만 있으면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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