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다리서 구워먹기 좋은 부위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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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홍두깨살·꾸리살·주걱살·부채살.

 돼지고기에 숨어 있던 구이용 특수 부위 4개가 빛을 보게 됐다. 농촌진흥청이 14일 돼지고기 앞·뒷다리에서 구이용으로 적합한 부위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앞·뒷다리는 지방이 적어서 구우면 퍽퍽해진다는 선입견이 있는 부위다. 삼겹살·목살은 지방이 20~30%고, 다리 부분은 지방이 많아야 6%다.

 성필남 농진청 축산물이용과 연구사는 “다리의 일부 부위는 지방은 적지만 구워도 수분(육즙)의 50% 이상을 고기가 머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육즙으로 인해 구운 후에도 육질이 연하다”고 설명했다. 홍두깨살 등 4개 특수 부위는 육질·냄새·육즙 등에 대한 전문가 평가에서도 83점 이상을 받았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부위는 뒷다리 안쪽 근육인 홍두깨살(반힘줄모양근, 84.8점)이다. 앞다리 견갑골 주변 부위인 꾸리살(가시 위근)과 부채살(가시 아래근), 주걱살(깊은 흉근)도 육즙이 많고 연한 것으로 평가됐다. 각각의 부위는 돼지 한 마리(살코기 51㎏ 기준)에서 0.76~1㎏씩 나온다. 홍두깨·꾸리·부채살은 쇠고기에서 특수 부위로 통용되는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 주걱살은 소에는 없는 부분이어서 농진청이 새로 이름을 붙였다. 해당 부분의 살덩이 모양이 주걱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 이 부위를 시중에서 먹기는 쉽지 않다. 홍두깨살 등으로 돼지고기를 세분해 파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농진청은 음식점을 중심으로 이런 부위의 상품성을 알려나갈 계획이다. 성 연구사는 “삼겹살을 좋아하는데 지방이 많아 걱정이라면 돼지고기 다리의 특수 부위를 추천한다”며 “돼지 뒷다리 가격은 삼겹살의 3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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