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엑스포 맞춰 열린 세계불교도대회…중국 요구로 티베트 대표단 강제 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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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에서 열리고 있는 제26차 세계불교도대회(WFB) 한국대회에서 티베트 대표단이 퇴장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12일 여수 디오션리조트 행사장에서 열린 WFB 대표자회의에서 WFB 세계본부의 요청으로 페마 친조르 티베트 망명정부 종교성 대표 등 3명이 퇴장당했다. 회의 참석자 등에 따르면 중국 대표단 측이 “티베트와 관련된 배경을 가진 모든 사람들은 WFB에서 나가야 한다”며 대회 참석을 반대했다는 것이다.

자리에 앉아 회의 시작을 기다리던 친조르 대표는 WFB 공식지부 자격으로 참여한 만큼 이를 거부하며 항의했다.

그러나 중국 측의 거센 항의를 받은 WFB 세계본부의 요구로 회의장에서 나가야 했다.

 한국 조직위 관계자는 “티베트 대표단은 WFB의 공식 지부로서 참가 자격이 있는데 중국의 요구가 납득이 안 된다”며 “세계본부에서 결정한 일이라 개막 첫날부터 우리도 당황스러운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대표자 회의 직후 열린 개막식에는 티베트 대표단이 참석했으며, 중국 대표단은 참석하지 않았다.

 세계불교도대회는 전 세계 1000여 명의 불교 지도자와 불자 등이 모이는 불교인의 축제로 여수 엑스포 기간 중인 11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 티베트 대표가 퇴장당한 대표자 회의는 개막식 직전 24개국 320명의 대표자들이 모여 대회 관련 실무적인 논의를 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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