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기는 재정 아닌 정치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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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금 유럽은 아직 재정위기를 맞은 것은 아니다. 현재 상황은 정치적 위기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필립 페르슈롱(Philippe Percheron·50·사진) NH-CA 자산운용 대표의 진단이다. 명쾌한 해법도 제시했다. 그는 “유럽의 위기를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며 “유로본드를 발행하고 유로존 각국이 재정통합을 이루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이를 통해 중앙은행 간 재정이 합쳐지면 재정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논리다.

 페르슈롱 대표는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프랑스 출신인 그는 유럽 자본시장 전문가다. CA엥도수에즈슈브르 운용 등 프랑스와 유럽에서 채권매니저로 일했고, 지난해 8월 NH-CA 운용 공동대표로 취임하기 직전까지 체코에서 운용사 부대표를 지냈다. 페르슈롱 대표는 “수십 년간 유로존이 하나의 국가로 통합되기 위한 노력을 한 것보다 지난 6개월간의 움직임이 훨씬 크다”며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는 동시에 정치적 통합을 이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세계 주식시장은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유럽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면서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그는 “유럽 대부분 국가의 주식가치(밸류에이션)는 매우 싸다”고 했다. 또 “아시아 기업의 성장도 지속되고 있어 위험자산 가격이 반등할 때 그 폭은 더욱 클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국 자본시장에 대해서는 “매우 독특하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주식형 펀드의 인기가 줄어들고 있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기관과 개인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이 회사가 2009년 6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내놓았던 ‘1.5배 레버리지 인덱스펀드’의 경우 3년 만에 8500억원이 모였다. 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곧 1조원을 넘을 수도 있다는 게 회사 측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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