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사육 해마다 크게 줄어

중앙일보

입력

한우 사육 두수가 해마다 크게 줄어 들고있다.

축산시장의 개방과 사료 가격의 상승 등으로 채산성을 못맞추게 된 소규모 축산농가들이 최근 몇년간 잇따라 사육을 포기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더우기 최근 광우병 파동으로 축산농가의 사기마저 크게 떨어져 한우의 생산기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전북도의 경우 축산농가에서 기르는 한우가 지난 1998년의 22만6천여두에서 99년에는 20만두, 지난해에는 17만1천두로 매년 2만~3만두씩 감소했다.

특히 한우 새끼를 낳아 번식시키는 역할을 하는 가임(可姙)암소는 지난해말 현재 6만7천7백여두로 1년전(7만8천두)보다 무려 1만9천여두(25%)가 줄었다.

경북에서도 1998년 43만9천여두에서 99년에는 37만3천두, 지난해는 31만7천두로 해마다 6만두씩 줄고 있다.

경주에서 한우를 키우는 전상대(全相大.44.북군동)씨는 "10두 미만의 소규모 한우농가 80%가 사육을 그만두었다" 고 말하고 "몇몇 농가는 벌써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소를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투자했다" 고 덧붙였다.

경남도의 한우사육농가도 98년12월 7만4천농가에서 99년12월 6만3천농가, 2000년12월 5만3천 농가로 갈수록 적어졌다.

충남도는 1998년 33만1천5백여두에서 99년 25만7천9백여두로 무려 7만여두가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에는 23만6백여두로 감소했다.

이처럼 소 사육 두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는 것은 올해부터 축산물 수입이 완전개방 된데 따른 불안심리 때문으로 풀이 된다.

농민들은 쇠고기에 이어 생소까지 수입될 경우 한우값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대기업형 축산 목장을 제외한 일반 농가에서는 한우사육을 거의 포기한 상태다.

축산 당국은 이같은 현상이 계속될 경우 한우 생산기반 자체가 붕괴할 수도 있다고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0만원으로 책정된 송아지 기준가격을 1백20만원으로 크게 올렸다. 시장가격이 이보다 더 떨어질 경우 25만원까지는 정부에서 보전해 주겠다는 것이다.

또 송아지를 세차례 낳으면 20만원, 다섯차례 이상이면 30만원을 주는 등 다산장려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전북도에서는 한우육에는 15만~10만원의 장려금을 주고 있으며 육질향상을 위해 거세한 숫소에는 20만씩의 격려금까지 지급하고 있다.

경북도에서도 사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33억원을 들여 초지를 조성하고, 1백65억원을 들여 한우고기 전문판매점 60곳과 도지정 모범식육업소 14곳 등을 설치키로 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경주=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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