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맞춤·역경매 사이트 '봇물'

중앙일보

입력

탄산칼슘 판매업체인 장백산업㈜의 강을성(53) 이사는 3년 전 아파트 구입 당시 모 은행에서 대출받은 2천5백만원의 대출금 이자가 너무 높아 이를 낮출 방법을 찾고 있었다.

빠듯한 살림에 원금과 이자를 합쳐 매달 27만여원씩 꼬박꼬박 내자니 보통 부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강이사가 인터넷 검색을 시작해 찾은 곳이 론프로.

일단 대출 신청에 앞서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하나씩 입력했다. 현재 아파트의 위치와 평수, 그리고 원하는 이자율.상환조건 등…. 곧바로 하나은행 대출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원하는 조건이 가능하며 당장 찾아 뵙겠다는 것이었다.

"좀 놀랐습니다. 은행에서 이렇게까지 하다니. "

지난주 수원으로 강이사를 찾아온 은행 직원이 제시한 대출금리는 8.5%. 현재보다 월 4만~5만원 이자를 줄일 수 있는 조건이었다. 당장 거래가 성사됐고 강씨는 은행 대출에 필요한 아파트등기권리증과 신분증.인감증명 등을 건네주었다.

다만 담보설정 비용 28만원은 강이사가 부담했다. 그리고 지난 5일 통장으로 돈이 들어왔다. 사이트를 통해 대출 신청을 한 지 불과 5일 만이었다.

수차례씩 은행대출 창구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근저당 설정 문제로 법무사를 찾는 부담도 없었다.

"인터넷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정보가 돈이라는 걸 이제야 알겠습니다."

요즘 인터넷에는 각종 금융상품 정보를 제공하거나 최적의 조건으로 대출을 알선하는 사이트가 많다. 아예 고객들이 제시한 조건을 금융기관들이 경매 형식으로 입찰하도록 하는 역경매 사이트도 적지 않다.

강이사의 말대로 정보가 곧 좋은 상품과 최고의 서비스를 보장하는 것이다.

론프로는 대출 역경매 사이트로 유명하다. 특히 20여개 금융기관.신용평가기관.법무사.감정평가기관과 리얼타임 네트워크를 구성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안방에서 클릭 한번으로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금리 역시 자신이 원하는 조건에 맞는 가장 좋은 상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은행에서 대출액에 따른 커미션을 받을 뿐 고객들에게는 전액 무료로 서비스하기 때문에 더욱 인기가 높다.

신용대출의 경우 신용정보회사를 통해 신용도를 분석한 후 곧바로 고객이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을 알려준다. 고객은 고객대로, 은행은 은행대로 편리하다 보니 서비스 개시 6개월여 만에 1만여건 3백여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3월부터는 예금도 고객이 원하는 조건에 따라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리치바이리치는 대출 중개와 모든 종류의 금융상품 역경매 서비스를 제공한다. 심지어는 보험과 외환까지 역경매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한네트는 인터넷으로 대출 신청을 하면 해당 은행과의 대출 중개는 물론이고 대출 승인 여부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특히 자신에게 맞는 신용카드를 신청하면 곧바로 발급하는 서비스가 특징이다.

한번 대출 신청을 해 놓으면 언제라도 여러 금융사로부터 관련 정보를 제공받고 곧바로 신청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

머니오케이는 부동산담보 대출을 중개하면서 대출 비용까지 정확히 계산해 알려주는 차별화한 서비스로 승부를 걸고 있다.

이밖에 뱅크체크는 맞춤대출 상품을 찾아주는 것은 물론 기업운전자금.창업자금 대출까지 최적의 조건을 갖춘 금융사를 알선해 주고, 하우투론은 은행이 가진 고객 신용평가 내용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서비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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