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수리 쉽고 외국어 어려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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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시행하는 올해 첫 수능 모의평가가 7일 전국 2129개 고교와 278개 학원에서 동시에 실시됐다. 이날 모의평가에는 67만5561명이 응시(재학생 59만3886명, 졸업생 8만1675명)했다. 서울 필운동 배화여고에서 한 학생이 시험 시작 전 마무리 점검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11월 8일 치러지는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7일 처음 시행한 모의고사(6월)에서 언어·수리는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외국어는 어렵게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도 쉬운 수능(영역별 만점자 1% 목표) 방침을 유지키로 해 11월 수능은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던 지난해보다 다소 쉬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언어(0.28%)와 수리가(0.31%)는 만점자 1%에 못 미쳤고 외국어(2.67%)는 너무 쉬운 ‘물수능’ 후유증이 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언·수·외에서 만점자가 1% 수준이 되도록 노력했다”며 “EBS교재 연계율은 언어 74%, 수리 가·나와 외국어는 7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험에서는 EBS 교재의 지문과 핵심 내용, 개념 등이 거의 그대로 인용됐다. 1교시 언어영역은 비문학 지문 6개 중 5개가 EBS 교재에서 다룬 내용이었다. 문학도 현대시 ‘알 수 없어요’를 제외한 5개 작품이 EBS 교재나 교과서에서 나왔다. 수리영역도 EBS 교재와 그래프, 제시조건이 같거나 숫자만 바꾼 문제가 많았다. 영어는 듣기 17문항 중 14개가 EBS 교재에서 인용됐고 지문도 길지 않았다. 다만 EBS와 연계되지 않은 빈칸 추론 문제가 까다로워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려웠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평가원이 만점자 1%를 작정하고 문제를 냈다”며 “지난해 입시에서 실수 한두 문제로 등급이 떨어진 수험생이 많았는데 올해도 그런 혼란이 나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올 입시전략 어떻게=이번 시험은 고3 학생과 재수생 등 67만5500여 명이 응시한 첫 시험이어서 수험생들이 자신의 성적대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올해부터 수시모집 응시 횟수가 6회로 제한되고 수시 추가 합격자도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어 수시 지원 시 신중해야 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응시 횟수 제한으로 지원자가 줄면서 수시 합격선이 낮아질 수 있다”며 “6월 성적을 토대로 정시에서 어느 정도 대학에 갈 수 있을지 판단한 뒤 수시에선 상향 지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수능까지 남은 5개월을 두고 전문가들은 상위권은 실수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하위권은 EBS 교재를 토대로 쉬운 문제를 확실히 맞히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EBS 문제를 달달 외우는 것은 금물이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장은 “EBS에 연계되지 않는 30%를 풀려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응용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만·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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