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쥐는 돈, 증가세 꺾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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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세계경기 침체와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정체된 가운데 ‘주머니 사정’은 빠듯해지면서 저축도 줄고 있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GNI는 올 1분기 258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증가율(1%)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1년래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1분기 경제가 외형적으로는 0.9%(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GNI가 0.2%밖에 불지 않았다는 것은 생산 증가가 실제 손에 쥐는 소득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는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 부진,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 국내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 저하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소득은 제자리인 가운데 돈 쓸 곳은 많아지다 보니 저축률은 뒷걸음질쳤다. 1분기 총저축률은 전분기보다 1.2%포인트 떨어진 31.3%로 나타났다. 최종 소비지출(2.2%)이 국민총처분가능소득(0.4%)보다 더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총투자율은 전분기와 같은 29.5%였다. 정영택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당분간 내수부문에서 큰 폭으로 성장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이라고 말했다.

실질 GNI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에서 외국인이 벌어간 소득을 빼고,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더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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