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계 다양한 사내캠페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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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업계에 사내캠페인 바람이 불고 있다. 회사의 성격이나 사업 아이템에 따라 내용은 약간씩 다르지만 어려운 시기인 만큼 직원들의 능력을 배양하고 시간과 경비를 절감하며, 부서간의 장벽을 허물고 단결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취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유무선 솔루션 업체인 드림인테크(대표 정경석)는 전체 임직원이 참여하는 시간관리 캠페인 `제대로 운동''을 펼치고 있다. 시간관리에 철저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이 사내 캠페인은 오전 9시까지 무조건 출근해 30분만에 메일체크와 커피를 마시고 이후 낮 12시까지는 회의를 하지 말고 업무에 집중하자는 내용이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뭐든지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캠페인을 시작했다는 것이 정경석 사장의 설명. 그는 "출퇴근이 자유롭던 지난해에 비해 업무태도나 성과가 훨씬 좋아졌다" 며 "앞으로 좋은 아이디어를 내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사원교육을 강화하는 등 복지에도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번역용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창신소프트(대표 지창진)는 `21세기 신(新)새마을 운동''을 추진중이다.

새마을운동의 벤처버전인 이 캠페인은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기(근면)와 솔선수범하기(자조), 함께 나누고 함께 즐기기(협동)가 3대 실천과제다.

이와 관련, 회사측은 기존 `9시출근 7시퇴근''을 `8시출근 6시퇴근''으로 바꿔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도록 했으며 벤처업체의 업무 사각지대인 사무실 청소나 전화받기, 손님접대, 물자절약 등에 모두가 솔선수범해 나서도록 권하고 있다.

또 `팀단위로 점심먹기''나 회사차원의 공연관람이나 체육대회 등을 통해 회사의 문화가 개인주의로 흐르는 것을 막고 협동심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지창진 사장은 "새마을운동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만 경제전반이 어려운때 순수한 정신만큼은 한번 되새길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검색엔진 전문업체인 마이씨크(공동대표 최영택.정창기)는 지난해 12월부터 경비도 절감하고 직원들의 복지도 지원하는 `일거양득 물자절약''에 나섰다. 회사측은 직원의 수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사무용품 등을 포함한 각종 소모성 경비가 크게 늘어나자 절약으로 경비를 절감하고 이를 동아리 활동비 지원 등 직원들의 복지비용으로 전환하자는 취지로 이 캠페인을 기획했다.

정창기 사장은 "지난해 11월의 소모성 경비를 기준으로 12월부터 매달 결산을 통해 절감액의 2배를 복지비용으로 활용한다" 며 "캠페인의 결과가 즉각 반영되는 만큼 직원들의 호응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홍채인식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한 알파엔지니어링(대표 이등구)은 지난달부터 직원 개개인을 특정 분야의 사내 전문가로 육성하기 위한 `내가 최고전문가''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사업 아이템도 시스템과 네트워크 통합에서 바이오 분야로 다각화되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으며 이를 외부에서 충당할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육성하자는 것이 이 운동의 취지다.

회사측은 직원 개개인이 어떠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를 원하는지 일일이 조사한 뒤 해당 분야에서 진정한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교육비와 교육시간, 해외연수,업무분장 등을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또 인터넷TV 셋톱박스 제조업체인 티컴넷(대표 김영민)도 `1인 1교육'' 캠페인을 통해 직원들이 배우고 싶어하는 강좌에 대해 교육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유니텔은 강세호 사장이 직원들에게 3C(Communication, Cultivation, Creation) 운동을 제안해 현재 시행중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인간애를 바탕으로 부서간에 정보교류를 실현하자는 것이고 컬티베이션은 단점보다는 장점을 찾아 서로를 칭찬하자는 취지다. 또한 크리에이션은일하는 방법을 달리함으로써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자는 의미다.

▲한편 서울대 창업보육센터 신기술 창업네트워크 소속의 벤처기업인 휴로닉스(대표 윤형아)는 직원들이 e-메일을 이용할때 정확한 우리말을 사용하도록 ''아름다운 우리말 쓰기'' 캠페인을 최근 시작했다.

학생 신분의 직원들이 많고 평균 연령이 낮아 회사내에서 이뤄지는 대화조차 채팅언어 등 정확하지 않은 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더 늦기 전에 바로잡자는 생각에서 이 운동을 기획했다는 것이 윤형아 사장의 설명.

회사측은 한달에 한번씩 전체회의를 열어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을 사용하는 직원을 한명씩 선정해 다양한 포상을 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한글과컴퓨터와 나모는 주 5일 근무제로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오마이러브는 회식비와 접대비 줄이기, 컴퓨터 끄고 퇴근하기 등으로 경비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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