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외국 도메인 골라쓰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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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cc, .fm과 같은 외국의 국가도메인이 수입되면서 .com 등으로 제한돼 왔던 도메인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영어 알파벳 두 글자로 만들어진 이들 최상위 도메인은 본래 .kr처럼 각 도메인이 뜻하는 나라 안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던 것들.

그러나 최근 .com 도메인 등록건수가 3천만개를 넘어 포화상태에 이르고 몇몇 국가가 자국에 배정된 도메인의 관리 권한을 민간업체에 판매하면서 누구나 이들 국가도메인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들중 가장 널리 알려진 .tv는 남태평양에 자리잡은 투발루(Tuvalu)의 국가도메인이었으나 지난해초 도메인 운영권을 사들인 미국 닷티비 코포레이션(DotTV corporation)사가 이를 관리하고 있다.

또 코코스아일랜드(Cocos Island)의 국가도메인 .cc, 마이크로네시아 연방공화국(Federated States of Micronesia)의 국가도메인 .fm, 서사모아(Western Samoa)의 국가도메인 .ws 등 세계 16개 나라의 국가도메인 운영업무가 민간업체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의 한 업체가 아프리카 지부티공화국의 국가도메인 .dj의 운영권을 사들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국가도메인 운영을 맡은 업체들은 쉬운 영어단어로 도메인을 만들 수 있다는 점과 인터넷 방송(.tv, .fm), 사이버 커뮤니티(.cc) 등을 운영할 때 홍보하기 쉽다는 점을 들어 열띤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도메인들은 .com과 같은 기존 도메인의 높은 인지도라는 벽을 뛰어넘지는 못하고 있다. 이들 국가도메인중 가장 많이 팔려나간 .tv의 등록건수 10만여개도 .com도메인 등록건수 3천만여개에 비해 크게 뒤지는 수치.

한국내 등록건수도 .tv가 5천여개, 세인트 헬레나(Saint Helena) 섬의 도메인인 .sh가 1천여개, .fm이 5백여개에 그치는 등 .kr도메인 등록건수 50만여개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닷티비 코포레이션측은 ".com도메인 10만개가 등록되는데 6년이 걸렸지만 .tv도메인은 6개월만에 10만개가 등록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내에서 이들 도메인의 등록 업무를 대행하는 인터넷프라자시티의 관계자는 ".tv와 같은 도메인은 도메인이 갖는 의미에 걸맞은 분야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단점을 지니지만 키워드 등 보조수단과 적절히 결합시키면 좋은 홍보효과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 내부에서는 이러한 국가도메인의 상업적 이용에 대해 "해당 국가에 현금 수입이라는 현실적인 도움을 준다", "아무리 작은 나라라도 인터넷에서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등 찬반 양론이 팽팽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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