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회장 선관위, 방만한 자금 운용

미주중앙

입력

자금 20만달러중 10% 위원들에 지급
사용처·수령인도 없는 수표 2만달러
쓰지도 못한 컴 시스템 2만 5000달러

제31대 LA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엄익청.이하 선관위)가 선거관리 자금을 방만하게 운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파악한 바로는 선관위원 활동비로 약 2만달러가 지급됐고 사용처나 수령인이 적혀 있지 않은 수표로 발행된 총액이 2만달러 가량이었다.

게다가 치르지도 않은 선거와 관련된 컴퓨터 시스템에 약 2만5000달러가 지급됐다.

특히 컴퓨터 시스템 제공사와의 계약은 경선이 무산될 경우 전혀 쓸모없는 서비스인데도 불구하고 계약금을 전혀 돌려받지 못하는 불리한 내용으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밝혀졌다.

선관위원 활동비 지급과 관련해서 엄익청 선관위원장은 1일 한인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관리를 원활히 잘 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선관위원 활동비로 총 1만9000달러(일반 위원 1인당 평균 2000달러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평균 3000달러)가 지급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주장에 상당수 한인들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애초에 선관위원이 봉사직인데 선관위가 활동비를 지급한다는 발상도 받아들이기 어렵고 총 20만달러 자금중 10분의 1이 선관위원들에게 지출됐다는 것도 지나친 처사란 것.

지난 29대 30대 회장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했다는 한인회 김홍래 사무총장은 "내 경우 활동비는 단 한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엄 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개스비도 비싸고 일부 위원의 경우 생업을 포기하며 활동했기 때문에 그 대가로서 지나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매 회의 참석 때마다 100달러씩 활동비를 지급한 것은 지난 3월 20일 선관위 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내용을 왜 선관위 활동 규정에 포함시키지 않았는지, 언론이나 한인사회에 애초부터 공개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지출내역을 명확히 해야 할 선관위가 수표 수령인란을 비워놓거나 메모란에 무슨 용도로 지출했는지 적지 않고 발행한 수표 총액이 2만달러 가량이나 된다는 점은 앞으로 선관위가 결산공고를 할 때 반드시 밝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있다.

이 밖에 선관위원 활동비가 지급됐음에도 불구하고 별도로 선관위원들의 식대로 수천 달러가 비용으로 처리됐다.

엄 위원장은 이날 오는 5일 언론매체를 통해 공개할 예정인 결산 내역중 일부 지출 항목을 공개했다. 그는 14만달러가 넘는 총 지출액 가운데 TV와 라디오, 주간지와 일간지 등 언론사 광고비로 6만2800달러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재무를 맡은 유인희 선관위원은 "단 한 푼도 개인을 위해 쓴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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