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숨날숨]“서러운 사람에겐 서러운 이야기를 들려주면 한결 위안이 된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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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호 34면

▶“콘코리트와 철근을 사용하는 세계와 장인의 세계는 균형 있게 공존해 왔다. 양자 간 존경과 협력의 관계가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디자이너들이 ‘아, 장인들의 이런 점을 꼭 살려 보고 싶다’고 느끼고, 또 이어가고자 하는 철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이 터진 뒤 많은 건축가가 장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서로 해야 할 것을 모색했다. 한국은 건축기술이 놀랍게 발달하고 있지만 예부터 내려오는 기예의 세계와 단절돼 버린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 구마 겐고 인터뷰 중에서

▶“과학은 믿음을 시시하게 만든다. 하지만 믿음의 신비는 과학보다 훨씬 오랫동안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었다. 우리는 여전히 변화무쌍한 그것(별)에서 불멸을 찾고, 푸닥지게 많은 그것으로부터 절대를 구하며, 짧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한 점의 빛에 불과한 그것을 통해 영원을 꿈꾼다. (중략) 오늘도 누군가는 밤하늘에 외로이 붙박여 빛나는 그것으로부터 위안을 구하고, 그것을 바라보며 그리움과 회한으로 한숨짓고, 설렘으로 마음을 환하게 밝힌다.”
-김별아 『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중에서

▶“흔히 동화에다 설교조의 교훈을 담곤 하는데, 과연 그런 동화가 우리에게 얼마나 유익한지 알 수 없다. 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는 것은 훈시나 설교가 아니다. 설교를 듣는 것보다, 한 권의 도덕 교과서를 보는 것보다 푸른 하늘과 별과 그리고 나무와 숲과 들꽃을 바라보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 (중략) 내가 쓰는 동화는 그냥 ‘이야기’라 했으면 싶다. 서러운 사람에겐 남이 들려주는 서러운 이야기를 들으면 한결 위안이 된다. 그것은 조그마한 희망으로까지 이끌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권정생 산문집 『빌뱅이언덕』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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