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부대 방문한 김정은, 엉뚱한 막사 들어가 '대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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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즉흥적이면서도 파격적인 현지 지도 방식이 일부 주민들에게 호감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함경남도 주민 곽모씨는 "김정은의 현지 지도 방식이 과거 김정일과 다르다는 이야기가 주민들 사이에 퍼지면서 호의적인 반응과 더불어 향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일의 현지 지도는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각본대로 행해져 완벽하게 준비된 것만 둘러보는 형식이었지만 김정은은 정해진 코스를 이탈해 파격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곽씨는 "예를 들면 황해도의 한 부대를 시찰하는 과정에서 부대장이 인도해주는 코스를 마다하고 엉뚱한 막사에 들어갔는데 하필 그곳이 영양 실조 환자만 모아놓은 곳이었다"고 말했다. 이를 본 김정은이 대노해 부대장을 징계하고 환자 전원을 평양의 병원으로 후송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또 김정은은 함흥에 시찰을 가던 중 차를 세우도록 지시하고 인근 민가를 불시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마침 주민들이 저녁 식사로 강냉이 몇 알이 들어간 시래기 죽을 먹는 장면을 포착했다.

곽씨는 "그 후 지역 책임자에게 어떤 조치가 내려졌는지는 알려진 게 없지만 항상 거짓 보고만 올리던 간부들이 크게 징계를 받았을 것은 분명하다"며 "주민들은 '새 장군님이 뭔가 다른 것 같다'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관료들의 김정은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평양에 다녀온 중국 동포 박모씨는 "보름 정도 평양에 머무는 동안 만난 북한 관료들이 하나 같이 우리도 곧 개방 정책을 시작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며 "'개방'이라는 표현은 과거 김정일 시절에는 감히 입에 담지도 못하던 말"이라고 전했다.

가끔 평양을 방문한다는 일본의 한 언론사 베이징 주재기자도 "북한이 개방정책을 실시한다는 구체적인 변화를 찾아보기는 어렵지만 과거에 개혁개방이라는 말 자체가 범죄시되던 분위기가 최근 달라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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