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없는 중국산 가짜 ‘다진 양념’ 가려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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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중국산 고춧가루를 다진 양념(속칭 다대기)으로 위장해 들여오던 수입업자가 힘을 쓰기 어렵게 됐다. 관세청이 독자 개발한 ‘마늘 냄새 성분 분석법’ 때문이다.

 관세청 중앙관세분석소는 가짜 혼합양념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분석 방법에 대해 29일 특허를 획득했다. 다진 양념을 가열해서 나오는 휘발 성분을 분석해 마늘이 들어있는지 없는지 판별하는 방식이다. 마늘 특유의 강한 냄새 성분인 ‘디알릴 디설술파이드’란 황화합물이 나오면 진짜, 아니면 가짜다. 판별엔 관세청에 딱 한 대뿐인 1억원 넘는 첨단장비 ‘헤드스페이스 가스크로마토그래프 질량분석기’가 이용된다.

 그동안 수입업자는 중국산 고춧가루에 물과 소금만 섞은 가짜 다진 양념을 들여왔다. 마늘·파·양파·생강 등 향신료가 10% 이상 들어가야 다진 양념이라는 규정을 어겼다. 업자는 이 가짜 양념을 건조해 고춧가루로 팔아왔다. 다진 양념 관세율은 45%, 고춧가루는 270%로 차이가 크다. 그만큼 수입업자는 폭리를 취했다.

 관세청은 눈으론 구별되지 않는 가짜 다진 양념 판별법을 고민하다 지난해 초 마늘 냄새 분석 기법을 개발해냈다. 다진 양념 중 마늘 함량은 5% 정도뿐이지만, 휘발성 강한 냄새 성분이 있다는 데 착안했다. 관세청은 이 분석법을 지난해 2월부터 적용했다. 이후 중국산 가짜 다진 양념 16건, 390t(4억6400만원어치)을 적발했다. 분석 기법을 개발한 김영수 관세청 사무관은 “관세청이 가짜 다진 양념을 잡아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가짜 다진 양념 수입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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