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쇠고기 원산지 세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일본에서 초대형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福島)산 쇠고기를 다른 지역의 쇠고기로 속여 판 업자가 처음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28일 오사카(大阪) 경찰이 후쿠시마산 쇠고기의 원산지를 속여 판 혐의로 전 정육점 주인 구쓰카케 히로시(62·沓掛博司)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올 2월 자신이 운영했던 오사카시의 한 수퍼마켓 내 정육점에서 후쿠시마산 쇠고기팩 60여 개를 서·남부 가고시마(鹿兒島)현 쇠고기라고 포장해 판매하는 등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원전 사고 지역인 후쿠시마와 미야기(宮城)산 쇠고기 약 1.4t의 원산지를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후쿠시마산으로 표시하면 판매가 어려웠다”고 진술했다.

 문제의 정육점은 효고(兵庫)현과 오사카 등에서 점포를 여럿 운영하는 식육 판매회사 ‘AMMS’의 직영점으로, 현재는 폐점됐다. AMMS 측은 용의자의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구쓰카케는 언론 인터뷰에서 “회사 측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일본 언론은 이번 건 외에도 원산지를 속여 판매하는 일이 광범위하게 행해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세슘 쇠고기’가 사회문제화된 뒤 후쿠시마와 미야기·이와테(岩手)·도치기(?木) 등 4개 현에서 생산된 쇠고기는 각각 3~5주간 출하가 정지됐다. 출하 정지가 해제된 이후에도 일본 소비자의 기피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