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후보 무르시, 구정권 주자 샤피크… 이집트 대선 1·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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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무르시(左), 샤피크(右)

이집트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예상을 깨고 무슬림형제단의 무함마드 무르시(60) 후보가 1위를 차지하며 무바라크 정권 당시 총리를 지낸 아흐메드 샤피크(70) 후보와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이번 선거는 가말 압델 나세르가 1952년 쿠데타에 성공해 군부가 60년 동안 장기 집권한 이후 실시되는 첫 자유 대선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전한 1차 잠정 집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1차 선거에서 자유정의당 무르시 후보는 25%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24%를 얻은 샤피크 후보였다. 두 후보는 각각 이슬람 세력과 구정권을 대표하는 주자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실시하는 규정에 따라 두 후보는 다음 달 16, 17일 이틀간 실시되는 2차 투표에서 최종 승부를 겨룬다. 지난 1월 총선에서 47%를 득표해 의회 다수당이 된 무슬림형제단이 대통령까지 배출할지 주목된다. 후보를 내지 않겠다던 형제단이 입장을 바꿔 뒤늦게 옹립한 무르시는 지도력과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형제단의 절대적 지지에 힘입어 판세를 역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샤피크 후보는 공군참모총장을 역임한 적이 있으며,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군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슬람화나 구정권 회귀를 경계하는 중간계층이나 민주화 시위의 원동력인 젊은 층의 표는 3~5위 후보에 분산됐다. 3위는 시민혁명을 지지해온 좌파진영의 함딘 사바히(57)로 21%를 득표했다. 무슬림형제단 지도위원을 지낸 온건파 자유주의자인 압델 모네임 아불포투(60)는 17%를 얻어 4위를 차지했다. 사바히는 26일 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부분 재검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대선 감시활동을 벌여온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선거법 위반 사례들이 관측됐지만 선거는 전반적으로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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