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도 롬니도 지지하지 않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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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OWS는 ‘리더 없는’ 시위대라는 점을 강조한다. 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시위 현장에선 시위대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이들을 볼 수 있었다. 시민운동가 마이클 킹크(49·사진)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그는 미국 명문대인 브라운대를 졸업한 뒤 뉴욕의 대표적 빈민가인 할렘에서 공익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OWS엔 처음부터 참여했다. 그는 “OWS 참가자는 알려진 것과 달리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불만도 높다”며 “대선에선 오바마와 롬니 둘 다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OWS의 의미를 평가한다면.

 “OWS처럼 짧은 기간에 세계적인 영향을 미친 시위는 없었다. 미국에서도 이미 대선 어젠다를 만들지 않았나. 오바마와 롬니는 경제성장과 소득 불평등 문제를 최우선 이슈로 놓고 고민할 것이다. 유권자는 ‘99%를 위한 정책인가, 1%를 위한 정책인가’라는 렌즈로 후보의 공약을 살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장기전의 시작이다. 공공장소를 점거하는 시위 방식은 초기엔 주목을 끌었을지 몰라도 이젠 아니다. OWS는 보다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OWS가 최근 시들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숫자는 확실히 줄었다. 하지만 다수로부터 관심과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주류 언론에서 OWS를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는 것이 시위가 시들해진 것처럼 비치는 데 한몫했다. OWS는 트위터·유튜브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우리만의 방식대로 시위를 계속 알릴 것이다.”

 -오바마를 지지하는 것처럼 비치는데.

 “아니다. 심지어 공화당 성향의 티파티(Tea Party) 운동가들도 OWS에 참여한다. 많은 OWS 시위대원이 오바마를 비판한다. 오바마는 월스트리트의 금융회사들이 배를 불리기 쉽도록 도왔다.”

 -정치적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약점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론 OWS 방식이 옳다. 당파를 초월했기 때문에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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