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만년필의 귀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터치스크린과 e-메일 시대에 만년필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손글씨 도구인 만년필이 구시대의 유물로 사라지긴커녕 디지털 시대에 차별화된 개성 표현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만년필 브랜드 파커는 지난 5년간 꾸준히 매출 회복세를 보였다. 라미 만년필도 지난해 5% 이상 매출이 늘어났다. 올해 아마존(온라인판매점)에서 팔린 만년필은 2011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로 늘었다. 2010년에 비해선 네 배다. 이 기간 동안 볼펜 판매량은 변동이 없었다. 이 같은 만년필 붐은 필기도구라기보다 명품 액세서리로 ‘진화’한 데서 비롯됐다. 의사나 교사 등 개인 기록을 중시하는 업종의 필수품처럼 되면서 고급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다. 1960년대 볼펜 등장 이후 대중적 필기구로선 밀려난 게 전화위복이 됐다.

 타이핑이 보편화되면서 ‘쓰기’가 개인화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중요한 서명에 만년필로 서명하는 식이다. 손글씨가 힘든 일이 되면서 영국 일부 초등학교에선 2년간 만년필 필기를 의무화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