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밴드 한나 “남편이 농약 마시고 협박"

중앙일보

입력

한스밴드 김한나(29)가 남편 이모씨와 결혼 3개월만에 이혼 분쟁에 휩싸였다. 남편 이씨가 최근 한 매체를 통해 "한나가 주부로서 결혼생활에 충실하지 않았고 갑자기 집을 나가 다짜고짜 이혼만 요구한다"고 폭로해 김한나의 결혼과 이혼 갈등 사실이 알려졌다. 남편 이씨의 폭로에 일절 대응하지 않았던 김한나는 22일 밤 기자와 전화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폭언과 폭행 등으로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고통을 당했다.

지금도 무서워서 숨어 있다"면서 "그저 빨리 이혼에 합의하고 싶다. 가족들까지 나 때문에 공포에 떨고 있다"며 목이 메었다. 한나의 소속사 박병기 대표는 "남편 이씨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이혼만 깨끗하게 마무리 된다면 지금까지 일은 덮고 가겠다. 하지만 계속 한나의 명예를 훼손한다면 법적 대응에 들어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왜 결혼 사실을 숨겼나.

"일부러 숨긴 것이 아니다. 인기 연예인이 아니라 관심을 못 받은 것뿐이다. 4년전 쯤 게임을 하다 이씨와 알게 됐고 좋은 감정을 키우며 연애를 한 것도 맞다. 사귀면서 갈등이 많았지만 결국 결혼도 결심했다. 지난 1월 내가 혼인신고를 한 것도 맞다. 6월에 결혼하려고 식장까지 예약했다. 결혼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든 스스로 한 선택이기 때문에 끝까지 책임지며 살고 싶었다. 소속사를 통해 결혼 발표도 앞두고 있었는데 결국 이렇게 돼 버렸다."

-이혼남이란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연애하고 거의 2년 가까이 지나 아이까지 있다는 얘기를 하더라. 이혼이 큰 문제는 아니지만 그 사람의 아이를 친자식처럼 사랑할 자신이 없어 헤어질 생각도 했다. 헤어지자고 하니 우리집에 찾아와 준비해 온 농약을 마신 적도 있고 내 앞에서 목을 매려고도 했다. 수차례 자살 시도를 하는 걸 보고 내가 바보처럼 끌려 다녔다. 어리석다고 하시겠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서 무섭기도 하고 마음도 아파 결혼도 결심하게 됐다."

-혼인 신고 후 3개월 넘게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다. 결정적인 파탄의 계기는.

"그사이 갈등이 많았지만 기왕 한 결혼이니 잘 살고 싶었다. 나름대로 집안 일도 하고 아이에게도 잘해주려 했다. 그런데 남편은 게임에만 빠져 있었고, 경제 능력도 없었다. 내 카드를 가져다가 게임 머니로 썼더라. 얼마 전 사는게 너무 힘들어 '그만하고 싶다'는 얘기를 꺼냈다. 그랬더니 돌변하면서 욕설을 퍼붓고 내 멱살을 잡더라. 앉아있는 데 발로 내 몸을 차고…. 같이 죽자면서 흥분하더니 네가 집을 나가면 너희 가족들이 어떻게 될 지 두고보라며 협박을 했다. 이전에도 자살 시도를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공포감은 더 컸다. 특히 가족 얘기까지 꺼내니 그 사람과 도저히 함께 지낼 수 없다는 결론이 나더라. 싸우고 이틀 후 집을 나와 피신했다."

-남편 이씨가 가출 후 연락을 끊은 것을 비난하더라. 이혼 의사는 정확히 전달했나.

"무서워서 대화를 할 수가 없었다. 가족들에게 해코지를 할까봐 무서워서 친정집으로도 못 가고 숨어 지냈다. 집을 나온 이틀 뒤에 시부모님께 '함께 살 수 없다, 죄송하다'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오빠에게도 이혼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낸 후 휴대폰을 껐다. 나중에 소속사 대표를 통해 이혼 의사도 전달했다."

-그럼 남편 이씨는 만났나.

"이혼을 해주겠다면서 중랑구청에서 만나자고 해 나갔다. 부모님과 자신에게 사과를 하라고 하더라. 오빠에겐 미안하지 않지만 부모님에게는 미안하다고 했다. 그런데 이미 어떤 매체와 인터뷰를 한 상태였다. 이혼을 해 줄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지금 심경은.

"무서워서 다시 얼굴도 보고 싶지 않다. 빨리 이혼을 마무리 짓고 싶다. 합의가 안 되니 법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폭언과 폭행을 당했을 때 증거를 남겨 놓지 않아서 걱정이다. 엄마와 동생들이 나 때문에 받은 상처와 충격이 제일 가슴 아프다. 오래 활동은 못했지만 한스밴드는 맑고 순수한 이미지의 밴드였는데 나 때문에 흠집이 난 것도 미안하다. 팬들에게도 정말 죄송할 뿐이다. 그리고 내게 잘 해주시려 애쓴 시부모님과 아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인터넷에 보니 음반내려 노이즈 마케팅을 한다는 얘기도 있더라. 누가 이런 일로 마케팅을 하겠나. 지금은 빨리 이혼을 하고 가족들을 보호하고 싶다."

이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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