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헌재 성공 경험, 터키에 큰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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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 헌법재판소가 성공한 경험은 터키 헌재가 사회 갈등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오는 24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아재연합) 창립총회 참석 차 우리나라를 찾은 하심 클리치(63·사진) 터키 헌법재판소장은 2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헌법재판소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터키 헌법재판소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20일 열린 이사회에서 터키는 2014년 차기 총회 의장국으로 결정됐다. 다음은 클리치 소장과의 일문일답.

 - 민족적, 종교적 다양성을 가진 터키에서 헌재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터키 헌재는 유럽지역에서 네 번째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다양한 민족과 종교가 공존하는 터키에서 안정성을 유지하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해 왔다고 자부한다. 과거에는 표현의 자유를 충분히 지키지 못 했고, 정치적 이유로 정당을 해산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난 10년 동안 터키 헌재는 헌법질서와 민주주의 수호에 앞장서 왔다.”

 - 올 9월부터 헌법소원제도가 도입된다고 들었는데.

 “2010년 개헌으로 개인들도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게 됐다. 헌법소원제 도입으로 인권 부분에 있어 큰 진전을 이룰 것으로 본다.”

 - 한국 헌재와의 교류를 통해 어떤 도움을 받았나.

 “한국은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모두 이룬 나라다. 한국 헌재는 민주주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고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다고 느꼈다. 두 나라의 활발한 교류가 양국 헌재 발전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 아시아 국가들에 있어 헌법재판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헌법재판소는 국가권력과 국민의 권능을 조정하는 위치에 있다. 헌재는 병을 가리지 않는 의사라고 생각한다. 어떤 병이든, 다시 말해 어떤 갈등이든 최선을 다해 낫게 하는 것이 헌재의 역할이다.”

 -‘형제의 나라’ 한국 국민들에게 한 말씀 해 달라.

 “우리나라에서 헌재소장이 언론과 단독 인터뷰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중앙일보 지면을 통해 한국 국민들에 대한 터키 국민들의 애정을 전해줬으면 좋겠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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