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기숙사' 사이트 등장

중앙일보

입력

"상한 음식을 먹어도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사람, 심한 추위에도 끄덕없이 견딜 수 있는 사람만 입실이 가능합니다"

최근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였던 전북대 기숙사생들이 `안티기숙사'' 사이트(http://my.dreamwiz.com/antidor/)를 통해 대학측에 식사와 시설개선 등 기숙사의 근본적인 개혁을 촉구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 학생이 지난 11일 개설한 이 사이트에는 15일 현재 6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방문, 하루에 10-20건의 글이 올라올 정도로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기숙사 퇴사라는 불이익을 우려, 학생들이 평소 공개적으로 발설하지 못하고 가슴속에 쌓아 두었던 불만들이 이 사이트에 넘쳐나고 있다.

사이트 이름도 `홍와학사(紅瓦學舍)''인 전북대 기숙사 이름에 낙후된 시설을 빗대어 만든 `홍마굿간''으로 정했다.

사이트 운영자는 "기숙사 홈페이지에 올린 비판글이 까닭없이 삭제되는 경우가 많았고 기숙사 각 방에 설치된 근거리통신망(LAN)을 통한 IP추적을 우려,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학생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개설 취지를 밝혔다.

한편 전주보건소는 기숙사 식당에서 식사를 한 학생 1백여명이 집단적으로 설사와 구토 등 식중독 증세를 보이자 지난 6일 이 가운데 40여명을 상대로 가검물을 채취,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해 놓은 상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