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과 출신 미모의 '배트걸' 롯데 서열 1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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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지난 주말엔 양승호(52) 감독이 아니라 배트걸이었다. 동아대 무용학과 3학년 신소정(21)양이 주인공이다. 신 양은 홈런 타자를 감독보다 먼저 축하하는 역대 최초의 배트걸이 됐다.

양 감독은 20일 "어제(19일·사직 KIA전) 강민호가 홈런을 쳤을 때 더그아웃 옆에 있던 배트걸이 너무 좋아하더라. 그래서 내 옆에서 강민호와 하이파이브를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타자가 홈런을 치고 오면 감독이 가장 먼저 손을 내민다. 그 다음 코치·선수들과 손을 마주친다. 그런데 이날은 갑작스럽게 양 감독의 '콜'을 받은 신 양이 가장 먼저 강민호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인터넷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롯데는 배트걸이 팀 서열 1위'라는 농담이 돌았고, 포털 사이트에는 '강민호 배트걸'이라는 검색어가 상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인기에서도 롯데의 서열 1위였다.

신 양은 이달 초부터 사직구장 배트걸로 일하고 있다. 롯데의 열성팬인 그녀는 야구와 관련된 일을 찾다가 배트걸을 하고 싶다고 구단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처음엔 3루쪽 원정 더그아웃 옆에서 일하다가 지난주 1루쪽 롯데 더그아웃 옆으로 '승진'했다.

승진 이유는 '애사심'이다. 신 양은 그라운드를 바쁘게 누비면서도 롯데 응원가를 힘차게 따라 부른다. 뿐만 아니라 롯데가 안타를 치거나 득점을 하면 좋아서 펄쩍펄쩍 뛴다. 배트걸이 아니라 그라운드의 치어리더 같다. 1루쪽에서도 롯데를 신나게 응원하자 양 감독은 신 양을 기꺼이 '서열 1위'까지 만들어줬다.

신 양은 "어릴 때부터 롯데 팬이었다. 전준우 선수를 가장 좋아하지만 롯데 모두를 좋아한다"면서 "어제 홈런이 강민호 선수의 통산 100호 홈런이라고 들었다. 너무나 영광스럽다"며 활짝 웃었다.

20일 경기에 앞서 신 양은 사직구장을 찾은 기자들과 인터뷰를 했다. 롯데의 서열 1위다운 인기였다. 이를 본 롯데 선수들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부산=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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