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후 미국에선 백인이 ‘소수 민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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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에서 백인보다 비(非)백인 아기가 더 많이 태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30~40년 뒤에는 백인이 소수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아직까지는 전체 인구에서 백인이 63.4%를 차지하는 다수다.

 17일(현지시간)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10년 7월부터 1년간 출생한 약 400만 명 가운데 백인은 49.6%(199만 명)로 다수였다. 하지만 히스패닉(26.2%), 흑인(15.3%), 아시안(4.6%), 원주민(1.7%)의 합보다는 적었다.

 비백인 신생아가 많은 것은 비백인 가구의 높은 출산율 때문이다. 퓨 히스패닉 센터에 따르면 히스패닉의 평균 출산율은 2.4명으로 비히스패닉 가구(1.8명)보다 높다. 더구나 백인의 평균 연령은 42세로 27세인 히스패닉과 30대 초반인 흑인·아시안에 비해 고령화됐다. 전문가들은 비백인의 젊은 나이와 긴 가임기, 높은 출산율 등을 고려하면 2042~2050년에는 전체 인구에서도 백인이 소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인구통계학자 윌리엄 프레이는 “이는 미국 사회의 주요 전환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우리는 지금 백인과 흑인으로 구성된 사회에서 더욱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뒤섞인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하와이·캘리포니아·뉴멕시코·텍사스 등 4개 주에서는 이미 비백인이 백인보다 많다. 이번 발표는 앞으로 미국 사회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인구조사국에서 일했던 로데릭 해리슨 하워드대 사회학과 교수는 “반이민 정서 등 다른 인종에 대한 적대감이 팽배해지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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