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순매수 기조 이어질까

중앙일보

입력

올들어 계속 강세를 보였던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가 9일에는 다소 흔들리고 있어 그 원인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지수 상승세를 거의 혼자 힘으로 이끌어왔던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돌아설 경우 주가하락세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을 뿐이며 강도가 다소 떨어지더라도 순매수기조는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한국의 경제상황이 연말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한계에 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춤하는 외국인 순매수 외국인들은 지난 2일 1천113억원, 3일 819억원, 4일 3천952억원, 5일 4천474억원, 8일 1천456억원을 순매수했다. 무려 1조1천800억원의 규모다.

그러나 9일 오전 한때는 50억원의 순매도로 떨어졌다가 이날 오후 2시10분 현재 243억원의 순매수를 간신히 유지했다.

외국인들이 끝내 순매수를 지킨 셈이지만 이전에 비해 매우 적은 규모다.

이 시간 현재까지 외국인들은 한국전력,삼성물산,삼성증권,한화은행,현대자동차,미래산업,대한항공,삼성전자,한미은행 등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들 잠시 숨고르기에 나섰다' 상당수의 증권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데도 국내 증권거래소에서 외국인들이 소폭이나마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는 것 자체가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에 비춰보면 순매수 기조가 매도세로 갑자기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강도의 변화가 있을지는 몰라도 여전히 매입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투자정보팀의 나동익 차장도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돌아설 것같지 않으며 현재는 단지 완급 조절중인 것으로 본다'고 피력했다.

증권거래소 시황분석팀의 전대철 과장은 '이날 오전중에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잠시 돌아섰다가 다시 순매수를 회복한 것 자체가 이들의 `사자'가 지속될 것임을 예고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도 '올들어 한국증시에 들어오는 돈은 미국 보험사, 뮤추얼펀드, 싱가포르 해외투자청(GIC), 연기금 등에서 나온 양질의 자금'이라면서 '작년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이 내놓은 매물을 이들이 거뜬히 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외국인 매수는 이제 끝났다' 일부 증시 분석가들은 9일을 계기로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사실상 종료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런 주장은 미국시장 하락과 한국 경기하강 등 투자여건이 개선되지 않았으며 한국에 대규모로 투자해온 외국인들은 단기 거래를 하는 투기세력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깔고 있다.

대우증권의 이종우 투자전략부 연구위원은 '유동성 자금은 일시에 대규모로 들어와 차익을 실현하는게 일반적 패턴'이라면서 '주춤했다가 다시 투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의 보험회사 등이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들의 자금여력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양질의 자금이라면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들어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