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줄여 장학금 주는 북원여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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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 8일 오후 원주시 태장동 북원여중 쓰레기 집하장. 수업이 끝나고 청소를 마친 이 학교 2학년 학급별 청소담당 학생들이 8㎡ 정도의 집하장을 잇따라 찾았다. 이들은 교실에서 이미 분리 수거된 비닐과 종이, 플라스틱 등을 해당 수거함에 넣었다. 북원여중은 2010년부터 ‘쓰레기 없는 학교’ 프로그램을 도입, 3년째 쓰레기를 분리 수거했다. 이로써 쓰레기 발생량을 60% 정도 줄였다.

 북원여중이 쓰레기 없는 학교가 된 것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 9월 이 학교에 부임, 환경부를 맡은 김미양(37) 교사는 한 환경단체의 ‘쓰레기 없는 학교’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김 교사는 뜻을 같이 하는 동료 교사의 호응에 힘입어 이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고, 2010년 학교 특색교육으로 정해 교육과정에 반영시켰다. 교사 동아리 ‘노란자’가 구성됐고, 학생 동아리 자원순환실천단도 꾸렸다.

 북원여중은 배출되는 쓰레기의 종류와 양을 계측하는 성상조사를 벌여 쓰레기 감량 목표를 정하고 분리할 수 있는 배출품의 종류와 양을 파악해 교실은 물론 교무실 등 모든 장소에 분리 수거함을 배치했다.

 쓰레기 분리 수거는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왔다. 분리 수거 이전인 2009년 연간 11대 차량 분량의 쓰레기가 2010년에 4대로, 2011년에는 3대로 줄었다. 이에 따라 쓰레기 처리비용도 2009년 165만원에서 2011년 45만원으로 줄일 수 있었다. 줄어든 처리비용은 학년별로 실내 청소기를 구입하는 등 학생복지를 위해 썼다. 분리 수거로 박스와 우유팩, 신문 등을 판매한 수익금이 2010년 73만원, 2011년 100만원에 달했다. 수익금은 장학금으로 활용됐다.

박재희(15·3년)양은 “학교에 입학할 때만해도 환경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습관이 돼 집에서는 물론 어디서든 분리수거를 한다”고 말했다.

 북원여중은 올해 특색교육 이름을 ‘쓰레기 없는 학교’에서 ‘아름다운 지구 살림 프로젝트’로, ‘자원순환실천단’ 명칭은 ‘아름다운 지구인’으로 바꿨다. 이 프로젝트를 지도하고 있는 김 교사는 “학생을 비롯한 구성원 모두가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길 기대하고 있다”며 “프로젝트를 더 확대해 장차 학교 숲을 조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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