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플레이어스챔피언십 메이저 승격 난항

중앙일보

입력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가운데 하나인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의 메이저 승격을 놓고 PGA 투어 사무국이 고심하고 있다.

매년 4월 플로리다주 소그래스 TPC에서 열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정상급 선수들이 대부분 참가하는데다 상금도 600만달러에 이르러 진작부터 '제5의 메이저대회'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대회 개최지인 소그래스 TPC는 오거스타와 페블비치 등에 견줄 수 있을 만큼 최고의 코스로 호평을 받고 있고 세계랭킹 100위 안에 드는 톱플레이어들이 기량 점검을 위해 대부분 참가해 대회의 질도 기존 메이저대회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이 대회는 PGA 사무국이 주관하는 대회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커 4대 메이저대회 주최권에서 소외된 팀 핀첨 PGA 투어 커미셔너로서는 메이저 승격이 평생 소원이나 다름없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GC)는 브리티시오픈, 미국골프협회(USGA)는 US오픈을 각각 주최하고 있고 미국프로골프협회(PGA)와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ANGC)은 각각 PGA챔피언십과 마스터스대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PGA투어 사무국은 이들의 뒷바라지만 할 뿐 메이저대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의 메이저 승격을 추진해온 PGA사무국은 갖가지 난관에 막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대회가 마스터스대회 2주전에 열린다는 점.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메이저대회로 승격시키면 메이저대회가 2주 간격으로 잇따라 열리는 곤란한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 핀첨 커미셔너는 대회 개최 기간을 5월로 변경하는 안을 내놓았다.

이는 마스터스의 그늘을 벗어날 수 있는데다 4월부터 8월까지 5개의 메이저대회가 한달에 한 번씩 열리게 돼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럴 경우 투어 일정을 대폭 조정해야 하는데다 3월에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는 소그래스 TPC의 잔디가 5월이 되면 너무 많이 자라 코스 상태가 엉망이 돼버린다.

게다가 3월, 4월에 대거 미국 대회에 참가하는 유럽선수들이 5월에는 유럽투어 일정으로 바빠져 상위 랭커들의 불참에 따른 메이저대회의 위상이 추락할 공산이 크다.

결국 PGA투어 사무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 됐고 '제5의 메이저대회' 탄생 여부를 궁금해하고 있는 전 세계 골프팬들은 핀첨이 어떤 묘안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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