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AM형 수학 교육] 바퀴 진동이 소리 만들어 … 판교 ‘노래하는 도로’의 비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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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
휴브레인 대표컨설턴트

수학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이기도 하고, 동시에 학업성과를 내려면 그만큼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 과목이기도 하다. 이런 수학 과목의 특성에 일대 변화를 예고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월 초 교육과학기술부는 ‘교과통합형 수학교육’과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스팀(STEAM)형 수학’을 도입하는 내용의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60년 만에 수학 교과서가 바뀌고, 평가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스토리텔링 수학은 내년부터 초등 1, 2학년과 중1 교과서에 적용된다. 수학의 틀이 바뀌기 때문에 스토리텔링 수학에 얼마나 익숙해지느냐가 앞으로 수학 학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부모와 학생들은 스토리텔링 수학에 대한 정확한 개념도 잡지 못하고 있다.

 어릴 때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미국 학생들보다 훨씬 더 수학을 잘한다. 하지만 왜 미국이 수학 선진국으로 자리 잡았을까. 바로 교육방식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문제풀이 중심에 집중하는 동안 미국은 다른 교과나 실생활과 연계한 STEAM(융합)형 수학 교육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수학 선진화 방안은 실질적인 수학 학습을 위한 초석인 셈이다.

 STEAM은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 mathematics의 앞 글자를 딴 약자로 여러 분야의 지식·기술·학문의 융합을 뜻한다. 올해 초 교육과학기술부의 발표가 있고 나서 교육업계엔 관련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교과부가 요구하는 실생활 연계형, 교과통합형 모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프로그램은 찾기 힘들다. STEAM형 수학을 제대로 공부하려면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새로운 수학이 요구하는 것은 기존의 배경지식을 어떻게 다른 교과와 융합시켜 이해하느냐,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하느냐 하는 것이 과제다. 예를 들어 외곽순환고속도로 판교 부근에 ‘노래하는 고속도로’의 경우, 아스팔트에 일정한 간격으로 홈을 파서 바퀴의 진동이 주파수를 만들어 소리를 내는 원리가 숨어 있다. 여기에도 수학을 접목시키면 관련 지식에 대한 이해를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수학 교육의 흐름의 변화는 새로운 방식의 수업을 요구한다. 스토리텔링형 수학 공부의 효과를 높이려면 원리와 배경지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관련 동영상·이미지·음악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의 활용과 다채로운 수업 진행방식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교육업계에선 교사를 위한 스토리텔링 수학지도사 양성 과정이나, 학생들을 위한 스토리텔링 스팀형 수학 체험 주말 프로그램과 캠프 등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같은 수학교육의 변화는 앞으로 수학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이며 대학 입시의 당락을 결정짓는 기준이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신동엽 휴브레인 대표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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