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그업체, 국산게임과 공동마케팅 활발

중앙일보

입력

외국게임 일색이었던 국내 게임리그가 출범 1년을 맞으면서 경기 종목을 국산게임으로 교체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리그를 양분하고 있는 ㈜배틀탑(대표 이강민)과 ㈜PKO(대표 임영주)를 중심으로 내년부터 국산 게임을 정식종목으로 채택해 게임개발사의 마케팅을 전담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틀탑은 시범적으로 동서게임채널의 `삼국지천명2'' 대회를 시작으로 점차 국산게임을 확대해 내년 중 `임진록2'' 등을 정식종목으로 삼을 계획이다.

배틀탑의 이강민 사장은 "게임리그의 종목을 국산 게임으로 대체해 국산 게임이 세계적인 게임으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PKO는 이번달 아케이드 게임 개발사인 ㈜인터존21과 제휴, 이 회사의 `AC퍼커스''를 프로리그로 운영할 계획이며 온라인 게임 개발업체 A사, R사 등과 프로리그 종목채택을 위해 활발한 접촉을 하고 있다.

이 회사의 임영주 사장은 "`스타크래프트''를 위주로 진행됐던 게임리그가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인기를 누릴 수 없다고 판단해 국산 게임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게임리그사들이 국산 게임을 앞다퉈 도입하는 이유는 점차 악화돼가는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상품으로 성장한 게임리그는 인지도 면에서는 어느정도 성공을 거뒀으나 당초 겨냥했던 대기업들의 대규모 후원이 없어 정작 수익구조는 게임구단들이 내는 참가비에 의존하는 전형적인 `빈깡통''이었던 게 사실.

게임리그사들은 이같은 빈약한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흥행''이 예상되는 게임을 선택해 기존에 다져온 게임리그를 통해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 게임개발사와 수익을 나누겠다는 전략이다.

즉 게임리그의 홍보보다 `돈''이 되는 사업을 하겠다는 것.

또 업계관계자들은 국산게임 채택의 이면에는 그동안 외국산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와 `피파2000''을 게임개발사의 묵시적 용인하에 1년동안 무료로 사용, 자신들의 수익 기반으로 삼았던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국제적인 게임으로 성장한 `스타크래프트'', `퀘이크3'', `피파2000''의 저작권을 보유한 외국 게임개발사들이 굳이 이벤트성 게임대회가 아닌 몇달에 걸친 공식게임리그를 통해 마케팅을 해야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 외국 게임개발사가 자신들의 게임사용에 대한 로열티 지불 등을 요구할 경우 국내 소규모 게임리그업체가 이를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한 게임관계자는 "국내 게임리그사들은 이미 인기가 확인된 게임을 기반으로 리그를 치러왔다"면서 "대중성이 검증되지 않은 신종 국산 게임을 리그를 통해 마케팅을 한다는 수익모델이 성공할 것인지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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