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선수회와 NPB 간의 갈등

중앙일보

입력

일본프로야구 선수회(회장 후루타 아쓰야)와 일본야구기구(NPB)가 팽팽한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NPB는 현재 한 시즌 1백35경기를 1백40경기로 다섯 경기 늘리기로 결정했는데 이에 대해 선수회측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한 결론은 1월말에나 날 예정이다.

선수회는 ▷경기 증가에 맞는 연봉 인상 ▷올스타전 1경기제(현재 3경기) 등 5개의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선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요구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음 시즌 5천만엔으로 재계약한 선수를 생각해 보자. 다섯 경기 증가함으로써 이 선수는 약 0.37%인 1백85만엔 연봉을 더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그렇게까지 세밀하게 계약을 했는지는 의문이다. 이것은 대두되는 여러 문제 중 하나에 불과하고 사실은 선수와 경영진 사이에는 대리인교섭, 초상권 등 손을 봐야하는 부분이 많다.

그런데 선수회는 단지 자신들의 요구를 제시할 뿐 아니라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즉, 센트럴리그, 퍼시픽리그의 인터리그 경기를 포함한 1백42경기제를 실현하면 5개의 요구 내용을 완화한다고 한 것이다.

이 의견에 대해서 NPB측은 역시 반대하고 나섰다. 아니 NPB측이라기 보다는 센트럴리그 경영진이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센트럴리그가 반대하는 이유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전 때문이다. 요미우리전 만큼은 어느 구장이라도 만원을 이루며 그로 인한 입장권 수익이나 TV시청률, 방영권 등 여러 가지 이익이 쏟아져 나온다. 인터리그 경기가 실현됐다고 해도 그 요미우리전이 몇 경기가 줄어드는 셈인데 센트럴리그 각 구단 경영진으로서는 그것을 용납할 수 없는 모양이다.

이에 비해 퍼시픽리그 입장으로 생각하면 좋은 선수가 센트럴리그로 자주 옮기고 인기도 없어지고 있기 때문에 센트럴리그와의 인터리그 경기가 실현되면 퍼시픽리그가 처해 있는 위기를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이 교류시합에 대해서는 퍼시픽리그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터리그 경기가 현실화되면 요미우리와 퍼시픽구단 간의 대결도 흥미롭지만 이 이외에도 마쓰자카와 센트럴리그 타자들 간의 대결, 오릭스 블루웨이브의 구대성과 주니치 드래건스의 이종범 간의 대결 등 팬들의 관심을 끄는 요소들이 많다.

현재 규정으로서는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양리그제도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 규약도 바꿔야 될 것이지만 야구계의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이 인터리그 경기 만큼은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일본인들은 ‘일을 복잡하게 만들지 말자’ ’싸우지 않고, 대충 타협하자’ 라는 식으로 대립을 쉽게 해결하려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 많다.

이번에 선수회가 NPB측에 요구를 했지만 선수회의 마쓰바라 사무국장에 의하면 내년 시즌 다섯 경기 증가방안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선수는 10%도 안된다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후루타를 중심으로 얼마나 많은 선수가 동참해서 야구계의 전체 운동으로 확대시키느냐가 중요하다.

물론, 이번 선수회와 NPB의 대립도 어쩌면 NPB측 요구대로 끝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선수회는 후루타 회장을 중심으로 파업도 불사한다는 자세다. 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도달하지 않게끔 양측의 전진적인 합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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