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요금 대폭 인하

중앙일보

입력

중국은 내년 초로 예상되는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앞두고 ''과도 징수'' 지적을 받아온 국제전화 요금을 50% 이상 대폭 인하할 방침인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그러나 인하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어온 이동전화 요금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26일 관영 신화(新華)통신을 인용, "일반 전화 및 인터넷을 이용한 국제전화료가 50% 이상 대폭 내린다"고 전하고 중국 정부가 14년 숙원인 WTO 가입에 한 발짝 다가서기 위해 국제전화료 대폭 삭감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신화통신은 앞서 중국 통신부와 재정부, 국가계획위원회가 이같은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베이징에서 홍콩과 대만, 마카오로의 전화요금은 현재의 분당 18.4위앤(한화 약 3천원)에서 8위앤으로 대폭 내리며 요금 산출방식도 종전의 분당 단위에서 20초당 단위로 세분화 돼 소비자들에게 한층 유리하게 됐다.

현재 베이징에서 뉴욕으로의 국제전화 요금은 분당 18.4위앤으로 뉴욕-베이징간 전화요금에 비해 3배나 비싸며 국내통화요금은 거리에 따라 분 단위로 달리 적용돼 왔다.

중국당국은 또 외국인 투자기업 등 소비자들의 강력한 요구를 받아들여 휴일과 비업무시간대의 요금 할인도 적용할 방침이다.

인터넷 접속 요금도 월 4천500위앤에서 2천위앤으로 55.5% 인하되며 국내 장거리 전화요금은 6초당 0.07엔으로 단일화된다.

한편 새 전화요금은 내년 1월1일부터 적용되나 새 요금 시스템의 도입으로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을 감안, 통신회사들은 3월1일까지 요금 시스템 도입을 연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전국 전화가입자의 90%를 석권하고 있는 차이나 텔레콤은 내년 6월1일까지 유예 기간을 둘 수 있다.

우지촨(吳基傳) 중국 통신부장은 지난 달 아시아정보기술박람회(ITU2000)에 참석해 "중국의 전화요금은 국제 기준으로 볼 때 너무 비싸 중국의 통신산업 경쟁력까지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 전화 요금 인하 가능성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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