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맹부모 자녀선물 스트레스 많이 받아

중앙일보

입력

컴퓨터와 첨단 게임기 등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들은 연말연시 등 축제가 다가오면 우울해지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아이들이 첨단기술 제품을 선물로 사달라고 조를때 부모들은 상점에서 물건을 고르는데 고심해야하고 아이들에게 사용법을 제대로 가르쳐 줄 수없다는 자괴감에 빠지기 때문이다.

인터넷 뉴스 전문공급업체인 ''와이어드 뉴스''가 26일 미국 라이코스사 인터넷 사이트에 공급한 기사에 따르면 이러한 스트레스는 ''축제 기술무지 불안 증후군''(Festive Anxiety due to Technology syndrome)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광범위한 현상이 됐다.

뉴욕 맨해튼의 임상의인 수잔 밀리터는 기술이 능숙한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증후군이 우스꽝스럽게 들리겠지만 상당수 부모는 그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컴퓨터,게임기 등을 선물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면 우울하고 씁쓸해지며 무기력감에 빠져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는 상점에서 이러한 선물을 고를때부터 시작된다. 가게 점원들이 무식하다고 속으로 비웃지 않을까 하고 얼굴이 달아 오르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선물 사용법을 알려 줘야 한다는 의무감도 공포에 가까운 감정을 갖게 한다. 부모가 자식보다 더 많이 알고 더 나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에겐 사용법을 가르쳐 주지 못하면 자존심이 크게 상하는 법이다.

선물을 받은 아이가 부모에게 사용법을 묻지 않아도 부모는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부모는 주위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을 자식에게 가르쳐 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10살쯤 된 아이가 자신보다 선물들을 더 잘 다루는 것을 보면 무기력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증후군에 대해 밀리터는 가족들이 연말연시에 오순도순 모여 앉아 정담을 나누던 대신 너나없이 컴퓨터나 기계에 둘러싸여 있다고 지적하고 컴퓨터에 익숙하다고 해서 연말연시를 행복하게 지내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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