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 속속 자금 이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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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12월 14~20일)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에서 주간 단위로는 사상 최대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그 전주(12월 7~13일) 95억달러 순유출에 이은 것이어서 전세계 주식시장의 유동성 부족현상을 심화시킬 전망이다.

미국 뮤추얼펀드 조사기관인 AMG데이타서비스에 따르면 지난주 전세계 주식에 투자하는 인터내셔널펀드에서 19억3천1백만달러, 반도체.정보통신 주식에 투자하는 기술주펀드에서 13억9천6백만달러가 각각 순유출됐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에 투자하는 아시아.퍼시픽펀드와 신흥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이머징마켓펀드에서도 각각 7천3백만달러와 2억5천5백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전체 주식형 펀드에서 순유출된 자금규모는 1백92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자금 유출은 12월에 지급되는 뮤추얼펀드의 배당금이 재투자되지 않는 데다 나스닥 침체로 기술주 펀드와 성장형 펀드 투자자들이 환매요청을 늘린데 따른 것이다.

미국 뮤추얼펀드의 자금 유출은 외국인들이 매수규모를 줄이거나 매도세로 전환시켜 국내 주식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외국인들은 이달들어 지난 22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4천1백42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올들어 11조4천7백31억원을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미래에셋증권 안선영 연구원은 "나스닥 침체로 내년에도 기술주펀드와 성장형 펀드의 자금 유출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면서 "이들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될 경우 외국인들이 삼성전자.현대전자.한국통신 등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종목들을 매도할 가능성이 큰 만큼 연초 증시전망이 불투명하다" 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한동욱 선임연구원은 "1월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미국 뮤츄얼펀드 자금 유출현상도 반전될 수 있을 것" 이라면서 "과거 금리 인하기에는 금융주의 수익률이 다른 주식에 비해 높았었다" 고 지적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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