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999' 원작 '은하철도의 밤'소설로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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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원작이라 불릴만큼 이 작품에 영향을 끼친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 '은하철도의 밤'(바다출판사.8,000원)
이 다른 이야기와 함께 묶여 책으로 나왔다.

일본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미야자와 겐지의 이 작품들은 4~5년전 이미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책으로 출간된 적이 있다. 그러나 다소 철학적이면서 난해한 미야자와의 작품은 어린이들이 볼만한 것이라기보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 할 수 있다.

출간된 소설의 제목은 '은하철도의 밤'이라고 표현되었지만 이 책에는 이외에도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다. 자연파괴에 관한 경종과 인간과 자연과의 공존을 알리는 '주문이 많은 요리점'을 비롯해, 여러 동물들에게 음악을 배운다는 설정이 재미있는 '첼로 연주자 고슈', 어른이지만 마음속의 동심을 표현한 '폴라노 광장'과 동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쏙독새의 별'등 모두 13편의 작품이 함께 들어있다.

겐지의 동화중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은하철도의 밤'은 가난하고 친구에게 따돌림을 받는 주인공 조반니가 꿈을 꾼다음 맞이하는 현실에 대해 그렸다.

현실에서 꿈으로 다시 현실로 이어지는 이 작품은 조반니가 은하철도를 타고 떠난 여행을 곧 조반니의 이상으로 그렸고, 다시 그 이상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임을 느끼게 해준다.
캄파넬라와 함께한 꿈과는 달리 현실에서 보여지는 사랑하는 캄파넬라의 죽음과 아버지 귀환의 사이에서 느끼는 꿈과 현실, 슬픔과 기쁨, 죽음과 삶, 이상과 현실에 관한 철학이 동화에 모두 담겨있다.

작가 미야자와 겐지는 '일본의 국민 작가'라고 불릴만큼 사랑받는 시인이자 동화작가다. 그는 모두 100여편의 동화와 400여편의 시를 남겼지만, 그가 살아있는 40년대 당시에는 주류 문단의 철저한 배격을 받았다고 한다.

1896년 태어나 1966년 37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그는 사후 60여년이 지나 작품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1996년에는 겐지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일본 각지에서 기념 행사가 개최되기도 했다.

미야자와 겐지의 작품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특히 다카하타 이사오가 감독한 '첼리스트 고슈'는 국제페스티벌을 통해 국내에서도 소개되어 많은 호평을 받았다.

Joins 이연수 기자 <fantas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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