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에 드리운 크리스마스 악몽

중앙일보

입력

2000년 연말 대목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는 온라인 점포의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메인 도메인의 서버가 먹통이 되어 온라인 쇼핑객들이 사이트에 아예 접속하지 못하는 마비 상태가 아닐까. 지난 12월 13일 바로 그런 사태가 반스앤드노블닷컴 (Barnesandnoble.com)에서 벌어졌다.

그 날 여러 시간 동안, 이 회사의 메인 서버인 반스앤드노블닷컴은 Barnesandnoble.com 와 BN.com 의 도메인을 함께 갖고 있다)을 방문하려던 사람들은 웹페이지에 접속이 안 된다는 걸 알았다. 이유는 네트워크 솔루션스의 도메인 등록 관리와 관련된 ''기술 장애'' 때문이었다.

휴스턴에 사는 폴 제프리스라는 눈치빠른 도서 구입자는 BN.com은 다운되었지만 Barnesandnoble.com은 멀쩡하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1년 전에 당한 사고와 똑같은 문제가 아닐까 추측했다.

작년 이맘 때 도메인을 관리하는 패스포트닷컴 (passport.com) 사이트에 35달러의 회비가 미납되는 바람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핫메일 서비스가 여러 시간 불통되었다.

이때 마이클 채니라는 리눅스 개발전문가가 재빨리 네트워크 솔루션스 사이트로 가서 마이크로소프트를 위해 요금을 대신 내주었다. (나중에 체니는 마이크로소프트사로부터 고맙다는 편지와 함께 500달러의 수표를 받았고 이 수표를 경매 사이트에서 7천달러에 팔았다.)

제프리스는 체니가 했던 대로 당장 네트워크 솔루션즈 사이트로 가서 자기 신용카드로 BN.com 등록 연장에 드는 비용을 지불했다. 다음날 그는 반스앤드노블닷컴으로 e메일을 보내 자기의 선행을 알렸다.

라이스 대학에서 물리학과 천문학을 공부하는 박사후 연구생 제프리스는 틈나는 대로 새로 생긴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해보는 것이 취미. 잘만 하면 체니처럼 이름을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솔루션스측은 아직 제프리스와의 교섭 내용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도메인 등록비를 내지 않은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고 제프리스가 그것을 해결한 것인지의 여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그가 돈을 낸 지 몇 시간 뒤에는 BN.com 사이트에 원활하게 접속할 수 있었다.

반스앤드노블닷컴의 거스 칼슨 대변인은 그 날 BN.com을 이용한 사이트 방문자들이 여러 시간 동안 접속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Barnesandnoble.com 은 정상적으로 접속할 수 있었다. 칼슨은 이어 "우리는 네트워크 솔루션스와 협의하여 문제를 해결했다. 고객들에게는 큰 불편을 끼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1년 전 이런 사건이 터졌을 때 마이크로소프트는 네트워크 솔루션스의 실수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스앤드노블닷컴도 35달러의 등록비를 안 냈기 때문에 지난 주에 비슷한 사건이 터진 것이 아니냐는 단호한 입장이다.

칼슨은 "우리 기록을 보면 기일 만료 이전에 도메인 사용 요금을 모두 완납한 것으로 되어 있다. 우리가 아는 바로는 자동으로 갱신되었다"고 덧붙였다.

제프리스에 따르면 그가 도메인 등록 사이트를 방문했을 때 요금은 10월 이후 납부되지 않은 것으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1년 갱신 비용을 그가 지불한 뒤 몇 시간 만에 네트워크 솔루션스측으로부터 이제 BN.com 도메인 등록비는 2003년 10월까지 완납되었다는 이메일 통보를 받았다.

제프리스는 대납의 대가로 얻는 게 있을까? 아마 없을 것 같다. 반스앤드노블닷컴은 이 일이 알려진 뒤 제프리스가 회사에 연락을 해온 사실을 시인하지만, 제프리스와 네트워크 솔루션스 사이의 거래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어디까지나 네트워크 솔루션스 쪽에서 생긴 문제"라는 것이 반스앤드노블의 입장. 이에 대해 네트워크 솔루션스 관계자는 "기술 장애"가 있었던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네트워크 솔루션스와 고객인 반스앤드노블닷컴 사이의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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