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4번 타자 정성훈(32)이 5월 들어서도 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시즌 8호 홈런을 때려내며 부문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정성훈은 0-0이던 1회 말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었다. 정성훈이 4월 한 달간 홈런 7개를 때려내며 한껏 상승세를 타고 있어 상대 투수 마일영은 의식적으로 피해가는 투구를 펼쳤다. 초구에 몸쪽 낮은 볼을 던진 뒤 장타를 피하기 위해 2·3·4구를 연이어 바깥쪽으로 뿌렸다.
하지만 정성훈은 침착하게 공을 골라냈고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5구째 시속 115㎞짜리 커브가 가운데로 몰리자 정성훈의 방망이가 벼락같이 돌았다. 타구는 그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이 됐다. 이날 정성훈의 유일한 안타였지만 그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는 충분했다.
LG는 정성훈의 홈런에 힘입어 4-2로 승리했다. LG 투수 봉중근은 9회 초 등판해 1이닝 퍼펙트 투구로 생애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사실 정성훈은 홈런타자가 아니다. 1999년 프로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연평균 홈런이 8.8개로 한 시즌 10개가 채 안 된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이 17개(2005년)다.
하지만 팀 사정상 4번 타자로 나서게 되자 자리에 맞춰 방망이를 바꾸는 선택을 했다. 무게를 870g에서 920g으로, 길이를 33.5인치에서 34인치로 변화를 줬다. 거포일수록 무거운 방망이를 선호한다. 방망이가 무겁고 길수록 타구에 힘을 많이 실을 수 있어 비거리가 는다.
반면 방망이 무게를 견딜 힘이 없다면 배트스피드를 손해 본다. 또 갑자기 방망이 무게를 바꾸면 타격밸런스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정성훈은 전지훈련부터 바뀐 방망이로 훈련하며 적응을 마쳤다. 정성훈은 “아직 (방망이가) 무겁다는 느낌은 없다. 방망이를 바꾼 뒤 배트 중심에 더 잘 맞는다”고 했다.
목동에서는 롯데가 넥센을 11-1로 누르고 3연승 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롯데 이용훈은 10-0이던 7회 말 등판해 3이닝 2피안타·1실점으로 2005년 6월 26일 사직 KIA전 이후 2501일 만에 세이브를 기록했다. 대구 삼성-두산전과 광주 KIA-SK전은 비로 취소됐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