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바꿔놓은 우리 전래동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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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는 어머니를 잡아먹은 호랑이를 피해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이야기다. 오누이는 치마 아래로 빠져 나온 호랑이 꼬리를 보고 정체를 알아챘다. 그런데 호랑이와 함께 방에 있던 오누이는 어떻게 도망쳐 나온 것일까. 2일 밤 11시 40분 방송되는 KBS1 ‘수요기획’에서는 전래동화 속 사라진 이야기를 찾아 나선다.

 옛이야기의 채록본을 집성한 『한국구전설화』를 보면 오누이는 방에서 나오기 위해 “똥이 마렵다”는 기막힌 꾀를 낸다. 옛 사람의 해학과 지혜가 담겨있다. ‘콩쥐 팥쥐’ ‘선녀와 나무꾼’ ‘흥부와 놀부’도 주요 장면이 삭제됐거나 결말이 바뀐 경우다. 왜 이야기가 변질된 것일까. 우리나라 최초 전래동화집은 1924년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조선동화집』이다. 일본인 학자가 우리나라 옛 이야기를 정리하다 보니 고유의 예술성·서사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제작진은 변질된 이야기가 어떻게 교과서 등에 실리게 됐는지도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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