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반기에나 긴축완화 … 세계 고유가 리스크는 낮아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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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호 20면

조지 이와니키

요즘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3대 글로벌 변수를 들라면 대부분 ▶유럽 재정위기 ▶미국 경기회복 ▶중국 긴축완화를 꼽을 것이다. 미국 JP모건자산운용의 신흥시장 거시경제 이코노미스트인 조지 이와니키(George Iwanicki)에게 e-메일로 3대 변수를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 전망을 물어봤다. 뉴욕에 본사를 둔 JP모건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현재 세계 41개 지역에서 1조3362억 달러(약 1516조원)의 자산을 굴리는 다국적 자산운용 회사다.

조지 이와니키 JP모건자산운용 이코노미 스트 인터뷰

-미국 경제가 1분기 ‘반짝 회복’ 후 다시 침체 국면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느리지만 꾸준히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예상보다 더디다고 실망할 단계는 아니다. 고용지표를 보면 3월 제조업 신규 고용 실적이 늘고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줄었다. 소비지표에서 자동차 판매 회복이 두드러진다. 올해 미국에서는 총 1440만 대의 자동차가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의 1600만 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2009년 바닥을 찍은 뒤 계속 늘고 있다.”

-유럽에선 스페인이 불안하다.
“유럽 위기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작다. 지난해 그리스 사태에 비할 정도는 아니다. 유럽의 이슈는 구제금융 재원을 누가 부담하느냐다. 결국 독일처럼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선진국이 부담하고, 어려운 나라들은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단기적 불안요인이지만 중장기적으론 큰 변수가 아니다.”

-중국 경제 경착륙(성장률 급락, 물가 급등) 이야기가 사그라지지 않는다.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 우선 중국 정부가 더 이상 긴축정책을 펴지 않는다. 지난해 7월 6.5%였던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 수준에서 안정돼 있다. 기준금리도 지난해 7월 6.56%까지 인상한 뒤 동결 상태다. 그렇다고 긴축완화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중국의 정치 일정상 긴축완화를 통한 경기부양책을 빨리 내놓긴 어렵다. 중국은 10월에 정권이양이 마무리된다. 따라서 현 지도부보다 차기 지도부에서 긴축완화와 같은 경제정책 변화를 시도할 것이다.”

-유가가 심상찮다.
“국제유가는 미 서부텍사스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104달러대다. 한때 배럴당 110달러까지 오른 데 비하면 고유가 리스크는 줄어들고 있다. 특히 연초 유가 상승의 큰 원인이던 이란 핵개발 및 원유 공급 제재 문제가 당분간 확대되지 않을 것 같다. 세계 원유 수요가 공급에 여전히 미치지 못해 유가 추가 상승 압력은 크지 않다.”

-한국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는데.
“중국·미국 등 한국과 교역이 활발한 국가의 경제 흐름이 한국의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상보다 중국의 긴축완화가 지연되는 건 한국 경제에 악재지만 미국의 경제회복은 호재다. 이 두 요소가 상쇄할 경우 올해 한국의 성장률은 한국은행 전망치(3.5%)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본다. 한국의 경제지표를 보면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 선방하고 있다. 3월 경상수지가 두 달 연속 흑자였고, 3월 무역수지가 시장 전망치보다 70%가량 많은 23억2000만 달러였다.”

-주요 신흥국 경제는 어떻게 될 걸로 보나.
“러시아와 브라질 시장이 긍정적이다. 러시아는 유가 상승으로 늘어난 원유 수출 대금이 국내 인프라 산업에 투자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 당선자가 9월께 재정운영 계획안을 발표하면서 경기부양 의지를 밝힐 것으로 기대된다. 브라질은 인플레이션에 강력하게 대응해 왔고, 인플레 압력이 약화되자 근래 정책금리를 여섯 번 낮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내수시장이 크고 유럽 위기에 다른 신흥국보다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도 듬직하다. 지난해 2%대로 떨어진 경제성장률이 올해 4% 정도까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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